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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개업하면 뭐하나 2년도 못 버티는데”…‘국민자격증’의 이유 있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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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시험 접수자
2021년 40만명→올해 21만명
실제 응시자는 7만명


매일경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가 급감한 가운데, 한산한 서울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모습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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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집값 상승기에 치러진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1·2차를 합쳐 역대 최다 인원인 40만명이 몰렸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공인중개사 시험에 지원한 응시자 수는 21만5000여명, 이마저도 최종적으로 시험장에 나타난 인원은 7만2600명에 그쳤다.

대출 규제와 높은 시중 대출금리, 줄어든 가처분 소득 등 주택구입 여건 악화로 인한 중개업계의 수익성 저하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지원자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2일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제35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치러졌다. 1차 시험에 13만3872명, 2차 시험에는 8만1209명 등 총 21만5081명이 접수했다. 이 가운데 실제 시험을 치른 응시자는 4만5855명, 2차 응시자는 2만6811명 등 7만2666명에 그쳤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2017년 접수자(1·2차) 30만명(30만5320명)을 찍은 후 부동산 급등기인 2021년에는 40만명에 육박(39만9975명)했다. 그러나 이후 부동산 하락기가 찾아오자 지난해 28만7756명까지 접수자가 떨어졌고, 올해는 이보다 7만2675명이 더 줄어들었다.

통상 가을 이사철은 부동산 거래가 대폭 늘어야 하는 시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자격증’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인기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관심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개업보다 휴·폐업이 많은 시장 특성상 지금과 같은 합격자 수도 시장에서 소화 가능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같은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감소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대출규제 의지가 여전하고,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시중 대출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물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도 주택구입대출을 꺼리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높은 인건비로 보조원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 매물 확보에 중개사이트 등록에 임장까지 모두 하려니 막상 매출 올리기가 쉽지 않다”면서 “주변에도 새로 문을 여는 중개업소가 더러 있지만, 개업 후 1~2년 지나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의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 3043명으로 지난달보다 104명 감소했다. 2022년 6월 11만 8952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이후 5909명이 줄어들어 19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개업한 공인중개업소는 707곳으로 전월 대비 46곳 감소해, 2020년 공인중개사협회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달 폐업한 중개업소는 902곳에 달했고, 휴업을 포함한 전체 휴·폐업 건수는 1002곳으로 신규 개업 수를 크게 상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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