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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이 시신이 어머니였다니…" 피 묻은 시트 잡고 오열한 구급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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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의 시신을 옮기던 구급대원이 이 시신이 자기 어머니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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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맹세컨대 이분은 제 어머니예요. 이 시신이 어머니라는 걸 몰랐어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희생된 시신을 옮기던 팔레스타인 구급대원 아베드 바르디니는 갑자기 오열하기 시작했다. 피 묻은 들것에 실린 시신이 자신의 어머니라는 끔찍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미라 바르디니(61)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마가지 난민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한 차량을 공격하면서 3명이 사망하고 최소 10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 2명은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이었고 사미라는 근처에 있다가 폭발로 인해 크게 다쳐 결국 숨졌다.

구급대원인 바르디니는 당시 아무것도 모른 채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 피로 얼룩진 시트에 싸인 시신은 구급차에 실려 2km를 이동해 데이르 알발라흐의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한 바르디니는 시신이 누워있는 들것을 내려 병원 안뜰로 옮겼다.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의료진이 시트를 걷어 올렸을 때 바르디니는 무너지고 말았다. 그제야 시신이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시신 쪽으로 몸을 숙여 어머니의 머리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동료 의료진들은 그를 위로하며 주차장에서 사미라를 위한 장례 기도를 올렸다. 이후 바르디니가 시신을 구급차에 싣고 매장하는 것을 도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번 공습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4만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10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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