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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금리 인하에 은행들 예금 금리 낮추고 대출 금리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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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에 따라 은행권이 연일 예·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 사이 주요 은행들은 올해 3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369 정기예금 등 11개 상품에 대한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내렸다.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의 경우 1년제 기본금리가 3.35%에서 3.30%로 내려갔고, 369정기예금 1년제 기본금리는 3.00%에서 2.80%로 조정됐다.

세계일보

한 시민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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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은 지난달 23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 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이날부터 입출금 성격의 토스뱅크 통장 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SC제일은행도 이날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입출금식 예금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하향했다.

반면 대출 금리는 상승세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23%로 전월(4.08%)과 비교해 0.15%포인트 상승했다. 8월에도 0.02%포인트 올라 대출 금리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8월 3.51%에서 9월 3.74%로 0.23%포인트가 올랐다. 이는 2022년 9월(+0.44%포인트) 이후 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5.87%로 0.22%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9월 기준 1.22%포인트로 전월(1.13%포인트)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인하에도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은행권이 가계대출 규모를 억누르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인 탓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연간 목표치를 넘어서 가계대출을 내줄 경우 내년 가계대출 규모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에 은행권은 우대금리를 줄이고 신용대출을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주요 시중 은행들은 대출 증가에 따라 3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으로 지난해 15조6559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앞으로 내려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신규 대출금리에도 (금리 인하가)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10월 기준금리 인하 전 시장금리는 이미 그 기대를 반영해서 많이 내려가 있었다”며“ 결국 대출금리를 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부분은 반영이 돼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리는 것에 따른 만큼 바로 반영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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