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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말랑한 金이야기] 한국은행 지하 금고엔 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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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톤이다./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투데이 이충재 기자 = 퀴즈 하나. '한국은행 지하 금고에는 금괴가 얼마나 있을까?'

우리나라가 보유한 금의 대부분은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이 소유하고 있다. 올해 기준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톤이다.

◇금괴 104톤 英영란은행에 보관…'보안 리스크' 감안
그럼 한국은행의 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점 지하에 겹겹의 보안 장치로 둘러싼 금고에 보관되고 있을까.

퀴즈에 답을 말하면 한국은행에는 금괴가 없다. 과거엔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쌓아뒀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2004년 이후 모든 금괴를 영국 런던에 있는 영란은행으로 옮겼다. 국책은행이 엄청난 규모의 금을 사고 팔 때마다 금괴를 옮길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보안 리스크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다.

영화처럼 중앙은행의 금고가 '털리기라도' 하면 국가재정에 타격을 입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괴는 영란은행 금고에 보관하고 있고, 금을 추가로 사들이면 소유권만 늘어나는 식이다.

◇지난해 첫 '실물영접'…"런던에 안전하게 잘 있더라"
한국은행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런던을 방문해 직접 금괴를 확인했다. 그동안 영란은행이 보안 등을 이유로 각국 중앙은행의 실사를 허용하지 않다가 코로나19 엔데믹을 계기로 금고를 개방하면서 '실물영접'을 한 것이다.

영란은행에 보관된 금괴는 순도 99.5%에 무게는 400트로이온스(12.5㎏) 규격이다. 성인 팔뚝 크기만한 금괴 8330여개가 한국은행 소유로 쌓여있는 것이다. 꼬박꼬박 영란은행에 보관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괴는 지난 11년 동안 단 1개도 늘어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3년 20톤의 금을 사들인 후 현재까지 추가 매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2013년 세계금위원회 127개 국가 중 32위였는데, 현재 38위까지 떨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이다. 무려 8133.5톤을 보유하고 있어 2위인 독일(3352.7톤)이나 3위 이탈리아(2451.8톤) 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금을 무섭게 사들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지난해 215.9톤을 매입해 총 보유량은 2226.4톤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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