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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화)

영풍·MBK 임시주총 소집 청구…‘표 대결’ 후반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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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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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베인캐피탈과 함께 진행한 공개매수 결과 최 회장 측 우호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0%로 늘었다. 양측의 지분 격차는 영풍·MBK파트너스(MBK) 측이 약 3%포인트 앞서지만 어느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의결권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영풍·MBK 측은 최 회장 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해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후반전을 알렸다.

최 회장 측은 지난 23일까지 사모펀드 운용사인 베인캐피탈과 함께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 베인캐피탈은 고려아연 지분 1.41%를 취득해 총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최 회장 측 지분(우호지분 포함)은 기존 33.99%에서 35.40%로 늘었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영풍·MBK 측(주당 83만원)보다 높은 주당 89만원으로 공개매수가를 올렸지만 당초 목표치였던 최대 20% 매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영풍·MBK 측은 지난 14일 종료된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 지분 5.34%를 확보해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었다. 최 회장 측이 이번에 매수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최 회장 측과 영풍·MBK 지분은 각각 약 40%, 43%가 된다. 양측 모두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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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지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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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의 건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독립적인 업무집행 감독 기능을 상실한 기존 이사회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며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이사는 사외이사 12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이 가운데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영풍·MBK가 추천한 이들 중 12명 이상이 선임되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아울러 영풍·MBK는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안건으로 올렸다.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회사의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업무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하게 된다.

영풍·MBK는 “이사회 의장이면서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인 최 회장 체제에서 자행되던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 훼손과 이사회 무력화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개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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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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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고려아연 측 주주총회 안건 중 92.5%를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장에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한 의결권 행사에 대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영풍·MBK 측이 시중 유통물량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이를 통해 시장에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 시장교란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3% 오른 130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최 회장 측 자사주 매입 마감일인 지난 2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올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130만원을 넘어섰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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