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주택가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잔해로 변해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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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상태에 빠졌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 논의가 두 달여 만에 재개된 가운데 이번에는 며칠간의 단기 휴전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을 중재해온 이집트 정부는 이틀간 일시 휴전 및 소규모 인질 교환을 제안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며칠간 이집트는 이틀간의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하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엘시시 대통령은 해당 제안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4명과 이스라엘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여러 명의 맞교환을 포함한다며 “보다 영구적인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협상이 임시 휴전 시행 후 열흘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집트의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이나 하마스 측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미 매체 악시오스도 최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집트의 신임 정보 수장인 하산 라샤드 국가정보부(GIS) 부장이 지난 20일 카이로에서 이스라엘 국내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을 만나 며칠만 휴전하는 “작은”(small) 협상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달 가까이 중단됐던 휴전 논의도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됐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와 회동해 휴전 논의를 진행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매체가 전했다. 하마스는 이 회담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집트와 카타르 관리들이 여전히 하마스 측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은 이날 회담이 두 달여 만에 열리는 휴전 관련 첫 고위급 회담이라고 전했다. 한 카타르 관리 역시 이번 회담의 목표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단기 휴전을 성사시키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영구적인 합의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휴전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 북부를 중심으로 고강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하루새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 전역에서 최소 53명이 숨졌다. 최근 3주 넘게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온 자발리야 난민촌에서만 이날 20명 넘게 사망했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3주간 가자 북부의 자발리야, 베이트하눈, 베이트라히야 등 주요 마을에서 800명 넘게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숨졌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위치한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구급차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심하게 파손돼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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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은 최근 며칠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사상자가 속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44명의 의료진이 구금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 병원에 의료진과 환자, 피란민 등 600명이 머물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북부에 고립된 민간인들이 이미 “견딜 수 없는 삶의 조건”에 놓였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인도법의 요구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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