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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美 억만장자 81명 “해리스 지지” 52명 “트럼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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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부자 “해리스”·부동산 부자 “트럼프”… 美 억만장자들 지지 후보 엇갈려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가상 화폐 ‘리플’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라슨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1180만달러의 정치 자금을 기부했다. 윙클보스 형제 등 많은 가상 화폐 사업가들이 “암호 화폐(가상 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다른 입장이다. 라슨은 “해리스는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평생 혁신적인 경제에서 자란 사람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아이언맨 등 마블 시리즈를 히트시킨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나 밥 아이거 디즈니 CEO(최고경영자) 등 많은 문화산업계 명사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유대계 미국인인 그는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한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억만장자 확보 경쟁은 해리스가 트럼프를 앞서고 있다. 억만장자란, 순자산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는 사람들이다. 25일 미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를 지지하는 억만장자는 각각 81명, 52명이다. 해리스는 “트럼프 정책은 억만장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비판하지만, 정작 억만장자들은 해리스 편이 많은 것이다.

◇신흥·IT·여성 부자들 “해리스 지지”

해리스를 지지하는 억만장자 특징은 신흥 정보통신(IT) 부자가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 인물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다. 그는 역대 대선에서 “나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해리스 지지 단체에 5000만달러를 기부했다. 게이츠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그동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온 워런 버핏은 이번에는 지지 선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인 에릭 슈밋,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등도 해리스 지지자다.

여성 억만장자들도 대부분 해리스 편이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아내인 로렌 파월 잡스, 빌 게이츠 전 부인인 멜린다가 대표적이다. 월마트 상속녀인 크리스티 월튼, 글로벌 뮤추얼 펀드업체 피델리티 자산운용의 전 CEO인 에드워드 존슨의 아내 엘리자베스도 해리스를 지지한다.

지역적으로는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동부인 뉴욕 기반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뉴욕은 트럼프의 고향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주당 세가 강하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이 대표적이다.

억만장자들이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부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로렌 파월 잡스 등 억만장자 12명은 지난 달 지지 성명에서 “해리스가 법치주의, 안정성, 건전한 기업 환경을 뒷받침하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캘리포니아 검사로 재직하면서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볼 분야로 기술·의료 분야가 꼽힌다.

◇전통 부자·부동산·에너지는 “트럼프 지지”

트럼프편 억만장자에는 전통 부자와 건설·에너지 업계 출신이 많다. ‘은둔의 재벌’로 불리는 티머시 멜런이 대표적이다. 멜런 가문은 석유왕 록펠러 가문에 견줄 정도로 재력가지만, 사교계에 잘 등장하지 않는다. 재무장관을 지낸 앤드루 멜런의 손자인 티머시는 할아버지 재단에서 이사로 재직하다 2002년 사임하고 현재는 조용히 지내고 있다. 그는 트럼프 지지 단체에 5000만달러를 기부했다. NYT는 “멜런의 돈을 받은 사람들 중 멜런을 만난 사람은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의 아내 미리암 애덜슨, 돈 어헌 어헌 호텔 창업자도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다. 셸던 사망 후 유산을 상속받은 미리암은 미국 내 친이스라엘계 정치인 후원자로도 유명하다.

트럼프 당선 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부동산 부자들도 트럼프 쪽에 섰다. 석유 시추 업체 지오서든 에너지의 조지 비숍, 석유 기업 크라운퀘스트의 티모시 던, 미 서부 기반 부동산 회사 마제스틱 부동산의 에드워드 로스키 주니어 등이다. 스포츠업계에서는 시카코 컵스 구단주인 조 리켓츠, 미 최대 프로레슬링 회사인 WWE의 전 CEO인 린다 맥마흔 등이 트럼프 지지자다.

트럼프 진영에서 가장 유명한 억만장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그는 대선까지 주요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등록 유권자 중 매일 1명을 뽑아 100만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할 수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전기차 기업 CEO이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머스크 입장에선 최악의 경우 해리스가 당선된다고 해도 전기차 대표 기업인 테슬라를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에 대해 “참 영리한 올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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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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