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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보복 공습 “모든 목표 달성”…이란 “적절한 시기 비례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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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7일 새벽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도시 다히야 지역을 폭격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 등을 공습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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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과 서남부 지역을 공습해 이란 장거리 미사일 관련 등 군사시설이 파괴되고 최소 장교 4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해 방어권을 강조하지만 당장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양국이 상대방 영토를 직접 타격하는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전면전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26일 새벽 이스라엘방위군(IDF) 전투기들은 1600㎞ 떨어진 테헤란과 서부 일람, 서남부 후제스탄 지역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어떻게 주변국 영공을 통과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국이 통제하고 있는 이라크 영공에서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루 뒤인 27일 “우리는 약속을 지켰다. 공군이 이란을 공격해 방어 능력과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 생산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에이피(AP)통신은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이란 테헤란의 남동부 비밀 군기지 2곳이 손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한 곳은 과거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문가들과 연관된 곳이고 다른 한 곳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곳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6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란 군사 목표물을 표적으로 정밀 공습을 수행했다.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모든 사람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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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란 테헤란의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한 이란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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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네덜란드 등을 통해 이란에 공격 대상을 미리 고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도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기자들에게 “이게 끝이길 바란다”며 이란이 다시 보복에 나서지 않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발표하며, 방어할 권리와 의무를 강조했다. 이란 국영 이르나 통신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과장돼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과소평가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고 전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부통령은 “공격자(이스라엘)는 대응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적절한 시간과 조건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비례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며 당장 맞대응하지는 않을 뜻을 내비쳤다. 지난달 27일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이란이 내놓은 “파멸·피의 복수”와 같은 강경한 발언도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지도부가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국내 강경파의 기대를 줄이는 발언을 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미르호세인 사베티 극우 성향의 이란 국회의원과 같은 강경파가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고 짚었다. 사베티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정적 안보는 강력한 대응에 달려 있다. 대응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이스라엘이) 가자와 레바논(베이루트)에서 소모전을 벌일 때”라고 주장했다. 이란에서 핵무장 목소리가 커질 우려도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최근까지 직접 교전 대신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이란 주요 인물 암살과 시설물 파괴, 그리고 이란은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싸웠다. 그러나 지난 4월1일 이스라엘이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공습한 뒤, 이란이 4월13~14일 보복으로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으로 사상 처음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했다. 4월19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주를 공습했지만 핵시설 자체는 타격하지 않아 1차 공방은 마무리됐다.



이스라엘과 이란 2차 공방은 지난 7월31일 이스라엘 소행 추정 공격으로 테헤란에서 하마스 정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암살당하면서 시작됐다. 이란은 지난 9월27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와 함께 이란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이 숨진 뒤 보복을 예고했고, 이달 1일 이스라엘 영토에 미사일 200여발을 발사해 보복했다. 이스라엘이 26일 재보복에 나서면서 미국이 만류한 이란 핵시설 및 석유 시설 타격은 피해, 1차 공방 때처럼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양국이 서로의 영토를 직접 타격하며 이미 선을 일정 부분 넘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란의 대응 등에 따라 사태가 급격히 확대될 불씨 또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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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리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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