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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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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주’ 고려아연, 연이틀 급등… “국민연금 매물 내놓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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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가 2거래일 연속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윤범 회장 측과 인수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뒤로 유통주식 수가 크게 줄어 ‘품절주’가 된 영향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주식은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10.11%(11만5000원) 올랐다. 고려아연 주가는 전날에도 최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장내 매수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찍었다.

고려아연 시가총액은 25조9412억원까지 불어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13위다. 장 중 시가총액이 29조원을 돌파하면서 시가총액 10위 자리에 올라서기도 했다.

조선비즈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고려아연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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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보면 고려아연 주식을 기관이 450억원, 개인이 5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타법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고려아연 주식 490억원어치를 ‘사자’에 나섰다. 금융투자는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등이 자기자금으로 직접 투자할 때 잡히는 수급이다. 금융투자 순매수는 고려아연 종목 선물을 매도했던 투자자들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 종목 선물을 매도했다가, 공개매수가 끝난 뒤에도 주가가 계속 오르자 서둘러 갚고자 하다가 ‘숏 스퀴즈’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고려아연 주가 전망에 있어 핵심은 연기금이라는 의견이 있다. 연기금은 전날과 이날 고려아연 주식을 각각 165억원, 22억원 순매도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7.83%(162만375주)의 가치가 이날 종가 기준 2조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했다고 하더라도 많이 팔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가가 오른 게 유통주식 수가 부족해서인 만큼,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지가 중요해졌다“며 ”지금 가격이 터무니없기는 한데 여러 상황이 엮여 있어 국민연금도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유통주식 수가 줄면서 가격 변동 폭도 커졌다. 고려아연은 이날 장 초반 주가가 147만원까지 뛰면서 1990년 상장 이래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후 상승 폭이 줄면서 118만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이날 고가와 저가 간 가격 차이는 24.6%에 달했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 1년(2023년 9월 13일~2024년 9월 12일)간 고가와 저가 변동률은 평균 2.45%였던 점을 고려하면 10배 수준이다.

고려아연 주가를 따라 뛰었던 영풍정밀 주가는 2만2700원으로 전날보다 12.69%(3300원)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사실상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포기한 영향이 컸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공개매수한 영풍정밀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등 내용의 경영협력 계약을 합의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진행한 공개매수에 830주만 응모하는 데 그쳐서다.

반면 최 회장 측이 설립한 SPC 제리코파트너스는 공개매수를 거의 다 채웠다. 최 회장 측 지분율이 기존 35.45%에서 70.35%로 높아지면서 영풍정밀 경영권을 지켰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해 이번 경영권 분쟁의 격전지로 떠올랐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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