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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사설] 기업 매출 감소율 코로나 때 능가, 주가 상승률은 세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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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최근 외국투자기관들이 한국 경제 피크론, 한국 대표 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에 대해 30일 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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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법인세 신고 대상인 기업 93만여 개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감소해 2010년 통계 작성 후 최악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0년의 마이너스 1.1%보다도 낮았다. 영업 이익률은 3년 연속 하락세를 거듭하며 매출액 대비 3.5%로 떨어져 역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39만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대출 이자에도 못 미쳤다. 영업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 기업’이 10곳 중 4곳꼴이란 뜻이다.

기업 실적 부진은 내수 침체로 수익성은 악화됐는데 고금리·고물가에다 높은 인건비, 땅값 상승 등으로 생산 원가가 계속 오르는 데 따른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이 42% 올랐고,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전국 땅값도 43%나 뛰었다.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 여파로 기업의 금융 비용도 급증했다. 여기에다 경직적 주 52시간제로 추가 인건비 부담이 생긴 데다 사망 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를 감옥에 보낼 수 있게 한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안전 관리 지출이 늘어나는 등 과도한 규제가 비용을 더 높이고 있다.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자 한국 대표 기업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외국계 기관들의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은 연일 한국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그 결과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올 들어 한국 증시의 주가 상승률이 전 세계 꼴찌 수준이다. 기업들은 자구책 차원에서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이 2800곳이 넘고, 해외 직접 투자액이 634억달러에 달한다.

기업이 활기를 띠고 돈을 벌어야 고용과 세수가 늘고, 경제가 성장한다. 기업들의 성장성,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노동·규제 개혁 등 구조 개혁 작업에서 하루빨리 성과를 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경쟁력 잃은 ‘좀비 기업’은 빨리 퇴출되고 신산업이 대체할 수 있도록 산업 구조조정도 팔요하다. 신산업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타다 금지법’ 같은 낡은 규제를 혁파해 산업 생태계의 활력을 더 높여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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