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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끔찍한 괴물같다”…성폭행 살해범이 영안실 들락거린 충격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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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시체 학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이비드 풀러(70)./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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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영안실에 안치된 시신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12년 동안 100여구의 시체를 성적으로 착취한 남성의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영국 BBC 방송,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사망자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허술한 장의 절차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올해에만 35구의 시신에서 범죄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2021년 시체를 학대하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징역 16년을 선고받은 데이비드 풀러(70) 사건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 사건 이후로도 여전히 장례 관행이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이스트 서식스주 히스필드 출신 풀러는 2007년부터 12년에 걸쳐 병원 영안실 두곳을 드나들며 100명 넘는 여성 시체를 성적으로 착취했다. 범행 대상 중에는 9세 소녀와 100세 노인의 시체도 포함됐다.

그는 자신이 전기 기사로 일했던 병원 영안실에 고인에 대한 존중 의미로 감시카메라(CCTV)가 없는 점을 악용해 범행 장소로 선택했다.

풀러의 범행은 2020년 그가 과거 한 살인 사건 관련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드러났다.

수사 결과 그는 1987년 두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수사 기법으로는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으나, 30여년이 지나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풀러의 범행이 밝혀졌다.

경찰은 풀러의 집을 압수수색하던 중 그의 컴퓨터에서 풀러가 시체를 성폭행한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발견했다. 컴퓨터에는 81만8051개의 사진과 504개의 동영상이 있었다. 경찰은 1년 동안 풀러가 영안실에 간 횟수는 평균 444회라고 추정했다.

풀러는 두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2021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100명이 넘는 시체를 성 착취한 혐의로 16년형이 추가됐다.

유가족은 “정말 끔찍하고 괴물 같다. 가족이 지켜줄 수 없고, 스스로도 무력한 상태인 고인을 두고 그런 짓을 했다는 게 역겹다. 풀러는 우리가 고인을 추억하는 순간마저 더럽혔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례 시장에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풀러의 사건이 드러난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며 “시체가 부패하는 것을 방치하거나 보안 시설이 없는 곳에 방치되는 일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자의 존엄성을 손상하는 모든 형태의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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