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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넥슨이 초등생 코딩 교육에 진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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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 넥슨 디렉터 인터뷰
"게임으로 사회에 기여할 것"


비즈워치

신민석 넥슨 디렉터./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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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메이플'은 지난달 넥슨이 출시한 '무료' 블록코딩 플랫폼이다. 넥슨의 대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해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기초적 코딩의 원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무료'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교육 측면에 집중한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헬로메이플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BM)도 없다. 지난해 매출이 3조9323억원에 달하는 국내 1위 게임사 넥슨이 이런 서비스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으로 받은 사랑, 사회에 기여하겠다"

헬로메이플을 총괄하는 신민석 넥슨 디렉터는 최근 비즈워치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넥슨이 가장 잘하는 게임을 기반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코딩 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헬로메이플은 넥슨을 대표하는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프로젝트로, 오랫동안 받아온 관심과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우리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4월 출시된 세계 최초의 횡스크롤 MMORPG로, 서비스 초기 8년간 매년 최고 동시접속자수를 갈아치우는 등 널리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2011년 8월에는 국내 동시접속자수 62만6000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을 정도다. 현재는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110여개국에 걸쳐 누적 회원 수 1억9000만명을 보유했다. 이런 까닭에 중장기적으로 헬로메이플을 해외 시장으로 출시할 목표도 있다.

또한 넥슨의 수많은 게임 가운데 메이플스토리를 코딩 교육에 활용한 이유는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할 때 유용한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신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제한적 교실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이용 가능한 2D 기반의 아바타, 몬스터, 맵 오브젝트 등 매력적인 리소스가 많다"며 "이런 점에서 메이플스토리의 풍부한 리소스가 이용자의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고, 메이플스토리 IP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령과 관계없이 폭넓게 소구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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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메이플 만들기 화면./그래픽=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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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조합하면 나만의 세계가 '뚝딱뚝딱'

헬로메이플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 없이 명령어가 담긴 블록을 조합하면 자신만의 콘텐츠를 뚝딱뚝딱 만들면서 코딩의 원리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코딩 교육 플랫폼이다. 무엇보다 메이플스토리의 아바타·맵·몬스터·미니게임 등 방대한 게임 환경 요소(리소스)를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신 디렉터는 "플랫폼에 처음 진입하면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꾸밀 수 있는데, 이어서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에 나의 아바타가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다"며 "이용자가 콘텐츠에 스토리텔링 요소를 직접 부여할 수도 있고, 아바타를 활용해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몰입해 학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로메이플의 차별점 중 하나는 이처럼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요소를 활용해 더욱 즐거운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대목이다. 신 디렉터는 "목적 없이 막연하게 코딩을 배운다면 흥미를 잃기 쉽고 학습 동기를 얻기 어렵다"며 "헬로메이플은 게임 기반의 코딩 플랫폼으로 학습자 입장에서 나만의 게임을 만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딩을 배우고 만드는 과정에서 즐겁게 코딩을 학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메이플스토리의 리소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코딩 결과물이 더 완성도 있게 보이고 이를 통해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이 아바타를 직접 꾸미고, 게임의 리소스를 활용해 맵을 구성하거나 몬스터, 오브젝트 등을 자신만의 게임 세상에 배치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까.

신 디렉터는 "초등학생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드래그앤드랍(시각적 객체를 끌어 옮기기) 혹은 간단한 블록 배치만으로 원하는 대로 요소들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개발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 초등학생 이용자를 항상 염두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코딩 알고리즘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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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 넥슨 디렉터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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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의 목소리 반영한 코딩교육

헬로메이플의 탄생 비화도 흥미롭다. 메이플스토리의 리소스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공유하면서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월드' 플랫폼이 출시된 이후, 계기가 마련됐다. 이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교사들의 문의가 유입된 까닭에 넥슨이 헬로메이플의 베타 버전인 'MSW EDU'(메이플스토리 월드 에듀케이션)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신 디렉터는 "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필수가 됐는데, 이를 집중력 높게 더욱 재밌게 가르칠 수 있는 방안을 선생님들께서 많이 고민하고 계셨던 것 같다"며 "마침 현재 2030세대 선생님들이 메이플스토리 IP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가져 주셨고, 교육 업체와 지방자치단체에서의 문의도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이런 배경에서 현직 교사들이 헬로메이플의 개발과 운영 단계에도 참여했다. 신 디렉터는 "선생님들이 직접 콘텐츠(월드) 개발도 해주시고, 플랫폼 내에 있는 6단계 튜토리얼도 학생들이 하나씩 차근차근 따라 할 수 있도록 기획해주셨다"며 "학습 관리 시스템과 같은 플랫폼 기능 개발에 대한 자문, 발생하는 버그들을 모아서 공유해 주시는 등 개발실과 직접 소통하며 참여했다"고 말했다.

넥슨은 그렇게 탄생한 베타 버전 'MSW EDU'을 초등학교 현장에 시범 운영하고 정식 출시에 앞서 플랫폼을 개선해왔다.

신 디렉터는 "넥슨이 만든 서비스가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인데, 걱정과 달리 매우 환영을 받았고 선생님들은 오히려 코딩 교육을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서비스와 같은 필요한 것들을 적극 요청해주셨다"며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고 지금의 헬로메이플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기기의 종류나 컴퓨터 사양, 인터넷 등 교실 환경이 각양각색인 탓에 최적화에 어려움이 없지 않았으나, 현재는 안정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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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메이플./그래픽=넥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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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활용한 교육 방식의 가능성

헬로메이플을 계기로 게임이 교육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넥슨은 주목하고 있다.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즐거운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넘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학습 영역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작용도 있다는 생각이다.

신 디렉터는 "MMOPRG 장르 게임에 있는 다양한 직업과 퀘스트 구조를 교육 콘텐츠와 쉽게 접목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사회 수업에서는 전사, 마법사, 해적과 같은 게임 속 직업을 현실 직업군으로 변환해 진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MMO 장르의 핵심 요소인 캐릭터가 퀘스트를 수행하고 성장하듯이, 이용자는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며 아바타를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등을 기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넥슨은 앞으로 헬로메이플을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 도구로, 가정이나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는 컴퓨팅 사고력 증진을 위한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밌는 콘텐츠를 추가하고 앞으로도 지속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헬로메이플에서는 싱글 플레이만 가능하지만, 추후 멀티 플레이가 되는 콘텐츠를 삽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신 디렉터는 "헬로메이플은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지 않고, 그래서 현재까지 BM이 없다"며 "헬로메이플은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고 재미있게 사용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는데,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넥슨은 코딩 교육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딩으로 게임을 더 즐겁고 재밌게 알려줄 수 있고, 공익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며 "넥슨이 서비스하는 만큼 저희의 전문성과 장점을 바탕으로 더 차별화된 코딩 플랫폼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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