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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피임약 먹은 뒤 사지 굳었다…17세 소녀 '뇌졸중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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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영국 여성 로렌 진(20)이 열 일곱 어린 나이에 피임약 부작용으로 뇌졸중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 더본라이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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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여성이 열 일곱 어린 나이에 피임약 부작용으로 뇌졸중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여성 로렌 진(20)은 지난 2022년 8월 12일 스페인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던 중 오른쪽 몸 전체가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로렌은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고, 결국 침대에서 떨어졌다.

놀란 로렌의 부모는 딸을 발견한 뒤 곧바로 구급차를 불렀다. 병원으로 옮겨지는 동안 로렌은 움직이지 못할 뿐 아니라 말도 하지 못 했다.

병원에서 로렌의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복합 피임약으로 인한 혈전증이 뇌졸중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당시 로렌은 겨우 열 일곱 살이었다. 실제 로렌은 열 세 살부터 과다한 생리를 조절하기 위해 복합 피임약을 복용해 왔다.

혈전증은 피임약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함께 들어있는 복합 피임약은 혈관 내벽의 안전성을 떨어뜨려 혈전이 잘 만들어지게 한다. 만들어진 혈전이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면 폐색전증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추가 검사에서 로렌은 난원공개존증(Patent Foramen Ovale·PFO)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심장의 좌심방과 우심방을 구분하는 심방중격에 생긴 타원형의 난원공이 출생 후에도 폐쇄되지 않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심장에 있는 구멍(난원공)이 혈전의 이동을 더욱 수월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로렌은 뇌 수술을 및 재활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7월에는 난원공개존증 수술을 받았다. 현재 손가락 경련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로렌은 2025년 런던 마라톤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로렌은 “뇌졸중을 앓던 날 부모님은 내가 살아날 확률이 희박하다고 말했다”며 “혈전으로 인한 뇌졸중, 심장 결함을 앓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삶이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힘들었지만 도전을 멈출 수는 없었다. 다시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앉아 있고 싶지 않아서 런던 마라톤에 참가 신청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여전히 몸의 오른쪽 부위를 더 강하게 단련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예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2년 전 뇌졸중을 앓았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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