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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에 한국시리즈 1차전 사상 첫 서스펜디드…22일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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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6회 초 중단된 한국시리즈 1차전.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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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한국시리즈 최초 서스펜디드 게임(일시정지 경기)을 만들었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초 비로 중단됐다. 5회가 지나 정식 경기로 인정됐지만, 0-0이던 6회 초 원정 팀인 삼성 공격에 득점이 나왔기 때문에 서스펜디드 게임이 결정됐다.

중단된 경기는 22일 오후 4시 재개된다. 2차전은 1차전 종료 후 1시간 뒤에 열린다. 단,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끝나면 오후 6시 30분부터 2차전을 시작한다.

경기 전부터 광주구장 하늘은 잔뜩 흐린 회색빛이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여 전부터 제법 굵은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KBO는 방수포를 덮고, 지연을 결정했다. 방수포를 걷고 다시 펴기를 세 차례나 한 끝에 예정시간에서 1시간 6분이 지난 오후 7시 36분에야 경기가 시작됐다.

우중혈투 속 선발투수들의 투구가 빛났다.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KIA 제임스 네일은 턱 골절상으로 인한 두 달 공백이 무색한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0㎞의 투심패스트볼과 스위퍼를 섞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날아오다 바깥쪽 아래로 휘어져나가는 스위퍼에 삼성 타자들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다승 1위에 빛나는 삼성 선발 원태인도 행진을 이어갔다. 5회까지 안타 2개, 볼넷 2개만 내주면서 무실점으로 막았다. 스트라이크 존 이곳저곳을 찌르는 제구력을 앞세워 팀 타율 1위에 빛나는 KIA 타선을 봉쇄했다. 5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라운드 사정도 점점 나빠졌다. 구장관리인들은 클리닝 타임 때 질퍽해진 마운드와 베이스 주변에 마른 흙을 날라 정비했다.

팽팽하던 경기는 6회 초 요동쳤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네일의 스위퍼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네일은 흔들리며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줬고, 장현식으로 교체됐다. 장현식도 강민호에게 볼넷을 주면서 삼성은 무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삼성 공격은 이어지지 못했다. 심판진은 9시 24분 경기를 중단했고, 결국 45분 뒤 더 이상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시리즈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건 역대 최초다. 정규시즌에선 11차례 있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도 일어나지 않던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 경기를 시작할 때부터 날씨 걱정이 되기는 했다. 선발투수를 쓰다가 끊기는 일을 걱정했다. 원태인이 좋은 투구를 해주던 상황이고, 흐름이 우리한테 오던 시점이라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재개되는 경기 투수에 대해선 "어차피 원태인을 쓰기는 어렵다. 리드를 하는 상황인 만큼 필승조를 투입해서 경기를 잡겠다. 항상 말하지만 비가 오면 경기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도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본다. 6회 찬스에서 구자욱은 대타로 내기보다는 본인이 알아서 준비를 하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전 ‘차분하게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한국시리즈인 만큼 긴장도 하고 흥분도 한 느낌이다. 오늘 경기 감각이 올라갔으니까 내일 더 좋은 경기를 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재개 상황 투수에 대해선 "김영웅을 상대로 좋은 투수를 올릴지 번트 수비를 잘하는 선수를 올릴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네일은 정말 잘 던져줬다. 60구가 넘어갔을 때도 구위가 좋았다.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고 한 이유다. 김헌곤에게 내준 솔로홈런은 타자가 잘 쳤다고 본다. 구위와 컨디션 모두 원래대로 돌아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스펜디드 게임은 심판진과 KBO가 결정하는 영역이다. 우리는 그저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 다행히 내일 원태인이 나올 수 없어서 새로운 투수를 만난 타자들에게 기대를 걸겠다"고 했다.

광주=김효경·고봉준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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