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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헤즈볼라 ‘돈줄-무기고-정보국’ 골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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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금융기관 3곳 등 집중공습

국경 주둔 유엔평화유지군도 공격

美 “민간인 희생 커” 공격 축소 촉구

이 “헤즈볼라 근거지 완전청소” 일축

1일부터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한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돈줄’로 알려진 금융기관을 공습하는 등 갈수록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6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 사살 전후로 무력 충돌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미국 등의 중재에도 당분간 휴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0일 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 있는 금융기관 ‘알까르드 알하산’ 지점 세 곳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금융기관들은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3년 설립된 알까르드 알하산은 ‘헤즈볼라의 돈줄’로 불리는 곳으로 2007년부터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에 있는 헤즈볼라 정보국과 지하 무기고도 공습했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 간부 3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은 이스라엘 측에 공습 규모 축소를 요청하는 등 휴전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귀담아듣지 않는 모양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9일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너무 많다”며 “베이루트 인근 공습을 축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다음 날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군부대 시찰에 나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우리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주민의 귀환을 위해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를 완전히 청소하는 것”이라며 “적을 단순히 물리치는 것을 넘어 남부 마을을 완전히 파괴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도 공격했다. UNIFIL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초소와 울타리를 불도저로 고의로 무너뜨렸다”며 “이는 명백한 국제법 및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UNIFIL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34일 전쟁’ 뒤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한 결의 1701호에 따라 레바논 국경지대에 주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혹스틴 백악관 선임 고문은 휴전 협상을 위해 21일 레바논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이스라엘이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휴전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혹스틴 선임 고문은 레바논의 총리(이슬람 수니파)와 국회의장(이슬람 시아파) 등과 만나 휴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터넷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혹스틴의 레바논 방문을 앞두고 17일 미국에 휴전 협상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주둔’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 행정부 고위급은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은 레바논으로선 주권 침해로 여길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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