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임기 후반부 시작과 함께 과감한 인적 쇄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비등한 게 사실이다. 미국 ‘트럼프 2기’ 출범 등 변화된 국제 정세 속에서 경제, 안보의 ‘쌍끌이 폭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우리 경제는 장기 저성장과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국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안팎의 위기에 대처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국내 정치는 ‘심리적 내전’ 수준이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고작 20%에 머물고 있고, 부정 평가는 70%를 훌쩍 넘을 만큼 정권에 대한 신뢰는 바닥이다. 이러니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았는데도 공직사회 전반에 복지부동이 만연해 있다.
임기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면모를 일신하고 새 출발을 하려면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진의 진용을 확 바꾸는 것 외엔 달리 뾰족한 길이 없다. 언론 보도를 보면 몇몇 여권 중진의원 등을 대상으로 후임 총리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며, 의대 증원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2년 이상 재임한 장관 몇몇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일 뿐 변화의 메시지를 읽을 수 없다. 그런 식으로 내각 진용을 일부 바꾼다고 해서 국정 쇄신이 이뤄지고 임기 후반부는 달라질 것으로 평가할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 관건은 대통령이 스스로 얼마나 바뀌고 달라지느냐의 문제다. 몇 주째 부정 평가 1위에 오르고 있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한 과감한 결단, 이른바 ‘여사 라인’ 인사 조치 등을 통해 더 이상 국정에 여사의 입김이 개입될 소지가 없을 것이란 확신부터 줘야 한다. 나아가 ‘아는 사람’ 돌려막기를 벗어나 인재풀을 확 넓혀 야당도 수긍할 만한 인사를 찾아내야 한다.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만 저울질해선 국정 동력 회복은 난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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