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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비트코인에서 '김치프리미엄' 사라진 이유 [시크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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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기자]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뜻한다. 비트코인은 왜 국내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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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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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현주소 = 먼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데이터를 보자. 지난 9월 7일 7307만8000원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9월 13일 8000원만대를 넘어 9월 27일 8600만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잠시 하락세를 타던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15일 9000만원대를 돌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9000원만대를 넘어선 건 8월 1일(9178만9000원) 이후 한달 보름 만이었는데, 그 기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참고: 18일 비트코인 가격은 9248만3000원(오후 6시 기준)을 기록했다.]

그런데 비트코인에 붙는 김치프리미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김치프리미엄 분석사이트 '김프'에 따르면 8월 18일 3.29%였던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9월 1.44%로 떨어졌고, 지난 18일 -0.75%를 기록했다. 김치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뜻한다.

반대로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 가격이 낮게 거래되는 것은 역逆김치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최근 들어 역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거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김치프리미엄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추이다.

■ 비트코인 수요 줄어든 까닭 = 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다. 비트코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 김치프리미엄이 심화한다. 역김치프리미엄이 발생하고 있다는 건 국내 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가 공급을 밑돌고 있다는 의미다.

쉽게 얘기해 비트코인의 인기가 식고 있다는 거다. 이는 가상화폐 거래소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18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순위 중 국내 거래소 업비트는 5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국내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뭘까. 시장은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개인투자자 위주로 돌아가는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해외시장에선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허용해 기관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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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가 변동성이 떨어진 비트코인 대신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이 김치프리미엄을 떨어뜨린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4월 4차 반감기 이후 이렇다 할 변동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의 상승세도 11월 치러질 미 대선이 영향을 미친 결과였다. 미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가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서다.[※참고: 비트코인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내용이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개인투자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질 땐 김치프리미엄이 10%를 웃돌았다"며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허용한 주요국과 달리 국내는 여전히 가상화폐를 규제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꺾이자 변동성이 높은 알트코인에 투자하는 이들이 쏠리면서 비트코인의 역김치프리미엄이 더 심화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이전처럼 큰 폭의 변동성을 기록하기 어렵다는 걸 감안하면 비트코인 투자 규모와 거래량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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