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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단독] 김용원, 국회 ‘쓰레기 막말’ 징계 권고…인권위 내부선 ‘김용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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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월9일 열린 안창호 신임 인권위원장 취임식에 참석해 앉아있는 김용원 상임위원.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지난 17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회의원이 모욕적 발언을 행할 경우 신속하게 징계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지난해 9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을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나왔어, 쓰레기가”라고 발언한 것이 모욕적 발언이었다는 판단인데, 막말과 폭언으로 논란이 된 김용원 상임위원이 소위원장으로 있는 침해구제 제1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이다. 인권위 내부에선 김 위원 역시 평소 “쓰레기”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지적과 함께, 국회에 권고하기 전에 인권위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겨레가 인권위와 김용원 위원의 에스엔에스(SNS) 등을 확인한 결과, 김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사를 인용한 뒤 “쓰레기”라고 썼을 뿐 아니라 전원위원회 공개회의에서도 기자들을 향해 “기레기”(기자+쓰레기) “쓰레기 기사”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은 지난 6월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인권위에 전화한 사실이 있냐’고 묻는 노컷뉴스 영상기사를 첨부한 뒤 “나는 이런 기사를 쓰레기라 부른다”고 썼다. 김 위원은 이어 “기사를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팩트체크를 생략한 채 자기네들이 정신질환 수준의 상상으로 창조해놓은 시나리오에 짜 맞추어 덮어놓고 헛소리를 갈겨대어 국민을 속이는 기사를 쓰니 맹독성 쓰레기가 될 뿐이다”고 적었다.



해당 영상과 기사는 박지원 의원이 이종섭 전 장관에게 김용원 위원과의 통화 여부를 물으면서 호통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쓰레기, 정신질환, 헛소리, 맹독성 쓰레기”등의 극단적 표현을 쓰며 맹비난한 것이다. 지난해 8월9일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와 관련 국방부의 외압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가 일주일만인 8월16일 돌연 입장을 바꿨던 김용원 위원은 이종섭 전 장관과의 통화 사실을 부인하다가 통화 시점에 대해 오락가락 말을 바꿔 의혹을 더 키워온 바 있다.



또 김용원 위원은 6월13일 전원위원회에서도 공개회의에 방청객으로 온 기자와 시민단체 인사들을 향해 “기레기들이 들어와서 쓰레기 기사를 써왔다” “인권장사치들”이라고 모욕하며 이들의 방청허용 금지를 주장하다가 나중에 국회 등에서 사과하기도 했다.



한겨레

지난 6월22일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막말 등으로 논란이 된 김 위원이 소위원장으로 있는 침해구제 제1위원회(침해1소위)에서 “국회의원이 모욕적 발언을 행할 경우 신속하게 징계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권고 결정이 나오면서, 인권위 내부에선 자조 섞인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인권위 내부 게시판엔 ‘[보도자료] 인권위원의 인격권 침해’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전원위원회에서 회의 중 ‘쪽팔리게 이런 내용을 씁니까?’라고 발언한 ○○○ 인권위원에 대해 ‘내 기분 상해죄’를 적용해 (인권위원장에게)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대책 마련을 권고하기로 결정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인권위 한 직원은 “김용원 위원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약 13개월 전에 접수된 국회의원의 ‘쓰레기 발언’ 사건을 심의하여 국회의장에게 권고하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결정문이 당사자에게 송달되기 전에 신속하게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며 “그 행위에 대한 평가는 뒤로하고 김용원 위원 본인은 회의 석상에서 기자들을 ‘기레기’라 부르고 페이스북에 ‘쓰레기 기사’ 운운한 것이 인권위원으로서 부끄러움이 없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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