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계 "새로운 60년 준비…AI·수소·공급망 전방위협력"(종합)

한경협·日게이단롄, 서울서 31회 한일재계회의…공동성명 채택

OECD·G7 등 국제무대 협력 공감대…광물 공동비축제도 논의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오른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일 재계가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인공지능(AI)부터 청정에너지, 핵심광물 공급망, 3040세대 인적교류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해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60년'을 만들어가자고 뜻을 모았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롄) 소속 기업인들은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1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OECD·APEC·G20·G7 등에서의 한일 협력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안정적 공급망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협력 △신생산업 등에서의 국제표준 마련 협력 △한미일 경제 협력 강화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고급인재 활용 협력 △스타트업 협력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다양한 세대·분야 협력 등이 담겼다.

류진 "공동 번영의 미래로"…도쿠라 "韓 CPTPP 가입 기대"

류진 한경협 회장은 개회사에 "지난해 양국 정상의 셔틀 외교가 복원된 이래 통합 통화, 스와프 체계, 수소 협력 대화 같은 구체적인 성과들이 이어졌다"며 "앞으로 협력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류 회장은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점을 언급하면서 "사람으로 치면 이순(耳順)으로, 작은 일에도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며 "한일 관계도 나이만큼 성숙해졌다. 이제 공동 번영의 미래로 달려 나갈 채비를 갖춘 것"이라고 했다.

도쿠라 게이단롄 회장은 "교착상태였던 한일관계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크게 개선됐고, 지난해 12차례나 양국 셔틀 외교가 재개됐다"며 현 정부 들어 양국 관계 정상화와 그에 따른 경제협력이 복구된 점을 평가했다.

도쿠라 회장은 양국 경제계의 3가지 협력 과제로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공급망 구축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한일미래파트너십 기금을 언급하며 "관계 개선 성과를 양국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활발하게 논의하는 귀중한 기회"라고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전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이어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힌 점을 언급하며 "지금의 협력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더 나아가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한일 정부가 △경제안보 △기후변화 △제3국 내 공동 협력 분야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자국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글로벌 경제의 분절화가 우려되는 이 시기에 한일 기업인 여러분의 단단한 연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1회 한일재계회의'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수소 협력·광물 공동비축·사전입국심사제 조기도입 논의

회의 첫 순서인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일 수소·디지털 전환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수소 협력 아이디어로 △양국 기업의 수소모빌리티 기술 표준 조화 △상용 수소차 시장 확대 △제3국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협력 등이 제안됐다.

'무역투자 분야 한일 협력' 세션에서는 한일 글로벌 협력과 한미일 3국 간 '주요 광물 공동 비축제도'가 논의됐다.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간 협력이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격상,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등이 도입된 만큼 어느 한 나라의 공급망에 위기가 발생하면 그 위험을 서로 분산해 나가자는 제안이다.

'미래를 위한 한일 협력'을 주제로 열린 마지막 세션에선 양국 경제의 허리 세대인 '3040세대 간 교류 강화 필요성이 논의됐다. '사전입국심사제'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오사카·간사이 세계박람회에 연계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한편 전날 개최된 환영만찬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참석해 한경협-경단련이 구상하는 '새로운 한일관계 60년'에 대해 국회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환영만찬에는 한국, 일본 스타트업과 양국 재계 리더들이 교류하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경협 회장을 비롯해 조현준 효성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기업인 17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롄 회장을 비롯해 사와다 준 일본전신전화 회장, 효도 마사유키 스미모토상사 회장, 우치다 타카시 도쿄가스 회장 등 7명이 자리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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