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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지난해에만 ‘고독사’로 3600명이나?…쓸쓸히 혼자 생 마감하는 50·60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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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삶 들여다보면 사회와 단절됐단 공통점

경제적 취약 가구에 한정돼 발생하지는 않았다

사회와 단절된 채 혼자 지내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은 '고독사'가 지난해에만 36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60대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세계일보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는 법적으로 5년마다 실시하게 돼 있으나, 복지부는 2022년 첫 조사 이후 2년 만에 다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고독사를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병상 등으로 임종하는 것'이라는 현행 법적 정의를 적용했다. 2인, 3인 가구라도 고독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2022년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 발견되는 죽음'보다 넓은 범위다.

지난해 국내 사망자는 35만2511명이다. 이 중 고독사로 인한 사망은 3661명으로 2022년 3559명보다 2.9% 증가했다. 인구 100명 중 1명(1.0%)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고독사 발생 건수는 2017년 2412건, 2018년 3048건, 2019년 2949건, 2020년 3279건, 2021년 3378건, 2022년 3559건, 지난해 3661건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전년보다 고독사 발생이 늘고 있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5.6%로 2022년 실태조사 기간인 2017~2021년 연평균 증가율 8.8%보다는 둔화했다.

고독사 사망자 수가 증가한 데에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000명, 2022년 750만2000명, 지난해 782만9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지난해 1.04명으로 2021년(1.06명) 대비 줄었다.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1년 1.06명, 2022년 0.95명, 지난해 1.04명으로 나타났다.

고독사는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지난해의 남성 고독사는 3053명(84.1%)으로 여성 고독사 579명(15.9%)보다 5.3배 많았다. 2022년 경우에도 남성 고독사는 2970명(84.2%)인 반면 여성 고독사는 557명(15.8%)이었다.

연령대로 보면 60대가 114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097명)가 뒤를 이었다. 이어 40대(502명), 70대(470명) 순이었다. 2022년 역시 60대(1110명)가 가장 많았으며 50대(1077명), 40대(525명), 70대(433명)가 뒤따랐다. 50대와 60대 남성 고독사의 비중은 2022년 54.1%, 지난해 53.9%로 절반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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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고독사 비중을 보면 60대가 31.6%로 가장 많았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50대 비중이 가장 컸으나 2022년(31.4%)에 이어 지난해에는 60대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비중은 2022년 30.4%에서 지난해 30.2%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고독사 10명 중 6명 이상은 50대와 60대로 여전히 중장년층에 취약했다.

전체 고독사 사망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41.4%(1413명)이었다. 2022년 39.7%(1301명)보다 늘었지만, 고독사가 경제적 취약 가구에 한정돼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고독사를 경제적 요인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생애 마지막 순간 혼자였던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모두 사회와 단절됐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연령대별로 차이점이 드러난다. 정부와 지자체는 생애주기별 특성을 고려해 예방 대책을 세우고 있다.

각 지자체에선 청년들을 일자리 제공 기관과 연계하고 중장년층엔 일상적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고령층의 경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일정한 주기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적 서비스를 연결한다.

청년층 중엔 의도적으로 연락을 받지 않는 등 도움의 손길을 완강히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과의 소통에 온라인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까지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을 구축해 2026년께부터는 고독사 위기 가구를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 8월 39개 시군구 대상으로 시행됐던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은 올해 7월부터 전국 299개 시군구 대상으로 확대됐다.

고독사 예방 관련 예산은 올해는 28억6000만원이었으며 내년도는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 기준 66억2000만원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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