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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대통령 부부와 대화 캡처 2천장”…용산 해명 뒤집는 명태균 폭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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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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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시기 여론조작 의혹에 휩싸인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갈무리(캡처본)가 “2천장 정도 있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전날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메시지보다 “사회 파장이 10배, 100배도 넘는다”며 부적절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도 암시했다. ‘윤 대통령은 명씨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었다’는 대통령실의 해명과 달리, 수많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로 양쪽이 가까웠고 대선·경선 과정에서 명씨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등을 둘러싼 의혹이 더 커지게 됐다.



시비에스(CBS) ‘노컷뉴스’와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16일, 명씨와 전날 진행한 인터뷰를 보도했다. 전날 명씨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한 김 여사의 메시지를 공개하자, 대통령실이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다.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고 반박한 뒤 이뤄진 인터뷰다.



여기서 명씨는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애피타이저도 아니다”라며 “(내가 갖고 있는 메시지 갈무리가) 2천장 정도 되는데, 진짜 최고 중요한 것만 까도 한 200장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실이 ‘사적 대화’라고 한 것을 겨냥해 “공적 통화, 대통령하고 한 걸 까야 되겠네”라며 “대통령이 ‘체리 따봉’ 하는 것 있다. 내용은 나보고 ‘일 잘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체리 따봉’은 윤 대통령이 2022년 7월 당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한 것을 칭찬하며 보낸 텔레그램 이모티콘이다.



그는 전날 공개한 김 여사의 메시지를 두고 “여사가 왜 그랬는지 나중에 내가 설명하면 또 뒤집어질 거다. 진짜 충격받을 것”이라며 “여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주장도 내놨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메시지는) 사회 파장이 (어제 공개한 것보다) 10배, 100배도 넘는다”고도 했다.



명씨의 발언은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데 대응한 위협으로 보인다. 이미 대통령실은 명씨를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이라고 지칭하며 윤 대통령이 그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선 후보 경선 막바지에 ‘손절’했다는 해명도 내놨다. 하지만 명씨가 주장을 거듭할수록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지난 대선·경선 과정에서 밀착했고, 캠프의 공식 직함이 없었던 명씨가 부적절한 역할을 했거나 윤 대통령 부부가 권한 이상의 일을 했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명씨는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시기에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는 상황이다.



여권 전체가 명씨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대응이 문제를 더 키우는 일이 반복되자 당 안에선 “정치거간꾼에 좌지우지되는 집권세력은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에이(A) 유튜브에서 “주도권을 명씨가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만약 김 여사가 또 다른 상황에서 윤 대통령을 ‘오빠’라고 표현하거나, 좀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내용이 공개된다면 대통령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버릴 텐데,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대통령실이 저렇게 (친오빠라고) 단정적인 표현을 쓸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야당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명씨의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 “못 본 척, 못 들은 척, 모르는 척하면 할수록 의혹과 불신은 커져가고 정권 몰락은 앞당겨질 뿐”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가 국민 앞에서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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