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6 (수)

“갑질·막말 없었다”…이임 앞둔 정재호 주중 대사 국감서 부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정재호 주중대사가 16일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재호 주중대사가 16일 국정감사에서 외교부로부터 주의 조처를 받은 갑질 사건에 대해 “갑질·막말·폭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민주당) 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7명의 위원은 이날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정 대사를 상대로 한 국감을 열었다. 후임 주중대사가 지명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국감에서, 주로 야당 위원들은 지난 2년여 임기 동안 벌어진 정 대사의 갑질 사건과 기업인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발언, 소극적인 외교활동 등을 비판했다.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출신인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 동창으로, 2022년 8월 주중대사에 취임했다.



정 대사는 지난 5월 외교부 구두 주의 조처를 받은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홍기원 위원(민주당)의 질문에 “그 당시 제보된 녹취록을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갑질도 막말도 폭언도 없었다”며 “그게 어떻게 제보돼 언론에 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갑질 신고를 한 당사자에게 사과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채 “대사관의 완벽한 인화를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지난 3월 대사관 직원에 의해 폭언·갑질 등 신고를 당했고, 외교부는 열흘간 조사를 통해 정 대사에게 신분상 조처가 없는 장관 명의의 구두 주의 조처를 했다. 당시 민주당은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 대사에 대해 면피성 조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정 대사의 대중국 외교활동이 매우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2년여 임기 동안 중국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나 대외통상을 담당하는 상무부, 한류 등 문화교류를 담당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여유국 등 주요 인사를 거의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정 대사는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 상반기에 세 부처에 면담 요청을 했지만 답변을 못 받은 것으로 안다”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사가 2022년 8월 취임 직후 한국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거론하며 ‘파티는 끝났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 발언으로는 부적절하며, 중국 쪽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정 대사는 “당시 학자물이 덜 빠져서 했던 얘기 같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가 놀이터에 갈 때 실컷 놀라고 하지 않고 조심해서 놀라고 하듯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지정학적 요인을 감안하지 않고선 2년 전 당시 몰아닥치는 그것(지정학 리스크)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애정이 담긴 이야기였다”며 “그렇게 보도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정 대사는 취임 직후 해당 발언이 보도되는 과정에서 주중 특파원들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 매달 열리는 언론 간담회에서 즉석 질문을 1년 이상 받지 않는 등 언론 접촉을 거의 중단했다. 이에 윤후덕 위원(민주당)은 “(대사직을) 빨리 그만뒀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최근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김건 위원(국민의힘)의 질문에 “지난 70여년 중·북 관계를 돌아보면 매우 악화했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섣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시진핑 주석이 2022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을 때 코로나가 끝나면 방한 검토하겠다고 했고, 지난해 9월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며 “시 주석이 주로 아펙(APEC)에는 참여해왔기 때문에 내년 경주에서 열릴 아펙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