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없는 기존 자사주, 우호세력과 맞교환시 의결권 확보…공개매수하는 자사주는 활용 불가
2.4% 추가시 MBK측과 거의 같아질 듯…'7.8% 지분' 국민연금 판단에 승부 갈릴 전망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10.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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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의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기존에 보유 중인 자사주 2.4%를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 세력과 맞교환 등으로 의결권을 살린다면 팽팽한 표 대결에서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마감된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총 110만 5163주(5.34%)가 응했다. 이로써 MBK·영풍의 총지분은 38.47%로 늘어난다.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최윤범 회장 및 우호 지분은 현재 약 34%에다 오는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약 15%(베인 캐피탈 포함)를 추가할 수 있다. 다만 자사주가 의결권이 없는 만큼 주주총회 표 대결을 가정할 경우 계산이 달라진다. 의결권 없는 지분을 제외하고 지분율을 따지면 MBK·영풍이 45% 안팎 정도, 최 회장 및 우호 지분은 그보다 2~3%p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변수는 고려아연의 기존 자사주 2.4%다. 현재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사들이는 자사주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모두 소각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자사주는 활용 가능하다. 지금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이지만 우호 세력에 매각하거나 맞교환하면 해당 지분만큼 '의결권 있는'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2022년에도 고려아연은 LG화학(051910)과 2567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해 LG화학 지분 0.47%를 확보했다. 고려아연 지분 1.7%를 가져간 LG화학을 고려아연의 우호 세력으로 분류하는 배경이다.
만일 최 회장 측이 2.4% 자사주로 우호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공개매수를 함께 진행한 베인 캐피탈 지분(최대 2.5%)을 더하면 표 대결시 양측 지분은 거의 같아진다. 고려아연이 전날(15일) 입장문에서 "자사주 소각으로 양측이 증가하는 지분율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당사 지분을 감안하면 양측의 지분율은 비슷하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상정한 것일 수도 있다.
기존 자사주 카드 외에는 국민연금(지분 7.83%)이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국민연금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이 아직 알려진 바 없고, 양측 공개매수에 응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지난 3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 당시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준 만큼 이번에 사모펀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업체의 경영권 분쟁을 주시하고 있고, 해외매각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MBK는 40% 가까운 지분으로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은 전날(15일) 입장문을 통해 "저들은 기습적인 적대적 M&A로 고려아연을 공격했지만 회사를 지키는 해법을 찾아왔고, 그러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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