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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명태균, 대선 기간 윤석열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작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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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씨. 명씨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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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전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해 유포한 정황이 15일 명씨가 당시 운영하던 연구소 직원과의 통화 녹취에서 드러났다.



2021년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이던 강혜경(2022년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 뒤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로 이직)씨가 이날 언론에 공개한 통화 녹취를 보면, 명씨가 외부에 공표되지 않는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한 특정 연령대의 응답자 수를 부풀려 최종 지지율이 원래 조사보다 높아지게 가공하라고 강씨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통화 시점이 2021년 9월29일 오후 4시50분으로 기록된 이 통화에서 명씨는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그 젊은 애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를 올려갖고 (지지율이) 2~3% 홍(준표)보다 더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사람 사이의 이런 대화는, 경쟁 후보 사이에 원하는 지지율 격차가 나오도록 미리 목표를 정해놓고 응답자 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갖게 하기 충분하다. 실제로 실행됐다면 여론조사에서 통용되는 ‘보정’ 차원을 넘어 ‘데이터 조작’에 해당한다.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2021년 9월15일 국민의힘이 1차 경선에서 대선 후보자를 8명으로 압축하고, 10월8일 2차 경선 통과자 발표를 앞둔 상황이었다. 강씨의 이런 폭로는 전날 ‘명씨가 대선 경선 때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작된 여론조사를 활용해 당내 여론을 움직였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폭로와 맞물려 대선 경선 당시 명씨를 활용한 윤 대통령 쪽의 ‘여론 공작’이 실제로 실행된 것 아니냐는 추론에 무게를 더한다.



한편 여권 인사들로부터 ‘사기꾼’이란 비난과 함께 ‘사법 처리’ 압력을 받고 있는 명씨는 이날 20대 대선 전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반격했다. 과거 인연을 맺은 여권 인사들이 관계 자체를 부정하며 자신을 비방할 경우, 폭로 수위를 점점 높이겠다는 경고다. 명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문자 대화 갈무리 화면을 보면, 명씨가 “내일 (이)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고 하자 김 여사가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ㅠ”라는 답 문자를 보낸다. 이어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사과드릴게요”라며 “제가 명 선생님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인다. 2022년 대선 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이 대화에서 김 여사가 지칭한 ‘오빠’가 누구인지를 두고 남편인 윤 대통령이란 견해와 김 여사의 친 오빠 김아무개씨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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