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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부족한 영상, AI가 만들어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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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샨터누 너라연 어도비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어도비 맥스 2024'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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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내부에서 용암으로 만든 작은 아기 용의 모습을 표현해줘'. 프롬프트(명령창)에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장면을 텍스트로 입력하자 용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생생한 비디오가 단숨에 만들어졌다. 또 흑갈색 고양이 사진을 업로드한 뒤 '누군가를 쳐다본 다음 잔디밭을 거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줘'라고 명령했더니 이내 이미지가 다큐멘터리 속 한 장면으로 재탄생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어도비가 자사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군 '파이어플라이'로 구동되는 동영상 AI를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이미지 AI를 내놓아 호평을 받았던 어도비는 신규 AI 서비스를 통해 오픈AI, 구글, 메타 등과 벌이는 동영상 AI 경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샨터누 너라연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어도비 맥스 2024(Adobe MAX 2024)' 무대에 올라 "어도비는 생성형 AI가 지닌 잠재력과 이것이 (창작자들을 지원할) 강력한 가능성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어도비 맥스는 사진작가와 영상 제작자 등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행사로 올해 1만여 명이 참여했다.

어도비가 이날 발표한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은 텍스트나 이미지를 프롬프트에 입력해 실제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오픈AI의 '소라'와 구글의 '비오', 메타의 '무비 젠'과 동일 선상에 있는 동영상 생성 AI다. 이를 의식한 듯 어도비는 이날 행사에서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이 얼마나 빨리 고화질 영상물을 만들어내는지를 강조하기보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더 편리하게 활용되는지를 소개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새롭게 공개된 '생성형 확장' 기능이 큰 화제를 모았다. 생성형 확장 기능은 영상 컷과 컷 사이에서 발생한 공백을 앞뒤 흐름에 맞게 채워주는 동영상 생성 AI 솔루션으로 오디오 클립을 확장할 때에도 배경음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

디파 수브라마니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부문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전체 영상 촬영분에서 중간중간 빠진 부분이 있어도 추가 촬영 없이 AI가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생성형 확장"이라며 "어도비는 그동안 영상 제작자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 등 경쟁사들이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동영상 생성 AI 서비스를 한시 제공하거나 기술 구현도만 공개했던 것과 달리 어도비는 누구든지 '프리미어 프로'를 통해 바로 사용해볼 수 있도록 서비스 문호를 전격 개방했다. 동영상 편집 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프리미어 프로라는 플랫폼으로 비디오 AI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어도비의 복안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어도비는 경쟁사들의 동영상 생성 AI가 저작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에 반해 자사는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없는 데이터만 원천 학습용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와드와니 어도비 디지털 미디어 사업 부문 사장은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은 상업적으로 안전하게 만들어진 (업계) 첫 번째 동영상 AI"라며 "타사 모델과 다르게 어도비는 보장된 콘텐츠만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도비는 이번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모델을 구축하면서 필요한 영상 데이터를 창작자들에게서 대거 사들이기도 했다.

[마이애미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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