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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2016년처럼 트럼프 당선?…해리스, 7대 경합주에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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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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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진영에서 8년 전과 같은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빙 구도인 미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전국 단위론 크게 앞서지만 경합주에선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경합주에서 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승리를 내줬던 2016년 대선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리스와 트럼프는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州)에 동시 출격하며 유세에 나섰다.



경합주 7곳, 트럼프가 해리스 1%P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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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1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지난 11∼13일 등록 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전체 중 해리스는 51.4%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42.6%)를 8.8%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경합주 7곳(펜실베이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미시간·애리조나·위스콘신·네바다)의 사전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로 한정한 조사에서는 해리스는 47%로 트럼프(48%)보다 1%포인트 뒤졌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사전 투표 의사를 밝혔고, 50%는 대선 당일인 내달 5일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강세인 사전투표서도 밀려…위기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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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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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사전 투표 참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공화당 지지층은 본투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우편 투표 등에 대한 조작 가능성을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진영에서 지속해서 제기해 와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선거 승패를 사실상 좌우하는 경합주에서 사전 투표 유권자마저도 해리스보다 트럼프를 근소하게 더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크 펜 해리스폴 대표는 “트럼프의 경합주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전국 득표율에서는 2.1%포인트(286만4974표) 차로 앞섰지만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결과가 데자뷔처럼 떠올려질 수 밖에 없다. 트럼프의 상승세에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의 대선 승자 예측 승률에서도 트럼프는 55%로 해리스 부통령(45%)을 앞섰다. 두 후보 간 승률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은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등장한 이후 처음이다.



펜실베이니아 10번째 찾은 해리스, “트럼프 2기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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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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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해리스는 트럼프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 경합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이리 카운티를 방문해 유세했다. 이곳은 투표 결과가 역대 대선 승자들과 거의 일치해 ‘경합주 안의 경합 카운티’로 불리는 곳이다. 해리스의 펜실베이니아 방문은 선거운동 기간 중 이번이 벌써 10번째다.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 수(19명)를 가진 이곳에서 지면 해리스는 사실상 당선이 불가능하다.

해리스는 유세에서 트럼프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을 비롯한 “내부의 적”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척결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거나 그의 뜻에 굴복하지 않는 누구라도 우리나라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이는 트럼프 집권 2기는 미국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가 강하게 믿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취임 첫날 국경 폐쇄하고 시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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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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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근교의 오크스에서 타운홀 미팅(유권자들과의 대화)을 열고 “여러분은 산 채로 인플레이션(물가 급등)에 잡아먹혔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의 경제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취임 첫날 (석유를) 시추해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인 점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생활고를 겪는 유권자의 표심을 고려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또 불법 이민 대책을 위해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흑인 남성 쟁탈전’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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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의 한 커피숍에서 흑인 남성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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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한 양 후보의 경쟁도 치열하다. 해리스 캠프는 이날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제목의 공약을 발표했다. 흑인 기업가에 대출액 2만 달러(약 2700만원)를 탕감해주는 100만건의 대출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약 1%에 불과한 공립학교 교사 흑인 남성 비율을 올리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학자금 대출 탕감 프로그램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이리 카운티에서 흑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에서 흑인 남성들을 만나 의견을 듣기도 했다.

해리스 측은 최근 흑인 남성 유권자의 이탈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흑인들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90% 몰표를 줬지만 지난 12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78%였다. 특히 흑인 남성 지지율은 70%로 흑인 여성(83%)과 차이가 컸다.

트럼프도 경합주에서 흑인 기업인과 만나는 등 흑인 남성에 구애하는데 힘쓰고 있다. 최근 유세에서는 “난 흑인 남성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들이 흑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저지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견해에 흑인·히스패닉계도 동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NYT-시에나대의 12일 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40%, 히스패닉 유권자의 43%는 남부 국경에 장벽을 짓는 트럼프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흑인 유권자의 41%, 히스패닉 유권자의 45%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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