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5 (화)

車 글로벌 1, 3위의 미래 모빌리티 '쩐의 전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웨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당시 공개한 차세대 미래항공교통(AAM) 기체 S-A2.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 소재 토요타 북미법인 사무실에서 토요타의 조비 에비에이터 투자 조인식이 열렸다. 테츠오 오가와 토요타 북미법인 대표(왼쪽)와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터 CEO가 투자협약서 조인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토요타자동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 아이템인 미래항공교통(AAM)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1위와 3위 기업인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그룹이 '쩐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고 해당 사업의 흑자 전환도 이루지 못한 상태지만 그럼에도 두 기업이 1조원대 이상의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AAM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패권을 좌우할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요타자동차는 미국의 AAM 관련 스타트업 회사인 조비 에비에이터에 5억달러(약 6620억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2009년에 설립된 조비 에비에이션은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전기 항공기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토요타는 2018년부터 이 회사를 주목하고 2020년부터 투자에 나섰다. 토요타는 당시 3억9400만달러(약 4570억원)를 투자하더니 이번에는 5억달러 추가 투자를 결심하며 투자 규모를 키웠다. 토요타의 총 투자 규모를 원화로 환산하면 1조10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조비 에비에이터의 지분 22%를 쥐게 된 토요타는 단순한 자금 투자를 넘어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조비 에비에이터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해 조비 에비에이터 측과 소형 전기 항공기 제작 기술을 배우고 있다.

토요타의 이와 같은 공격적 투자 전개에 긴장하는 곳이 있다. 지난 2019년부터 AAM 시장에 투자를 추진해온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AAM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본격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그룹 내에 UAM(도심형 미래항공교통)본부를 창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 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UAM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앞으로 현대차그룹의 사업 비중은 자동차가 50%, AAM이 30%, 로봇 사업이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신재원 박사 영입 직후의 발언이다.

이후 2020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AAM 사업에 대한 첫 번째 비전 콘셉트인 'S-A1'을 제시하고 2021년 11월 슈퍼널이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현대차가 지분 100%를 보유한 형태로 법인을 세웠다.

슈퍼널에는 전체 지분을 각각 44.4%, 33.3%, 22.2%씩 나눠 보유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3개 계열사가 총액 9억2000만달러(한화 약 1조1700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창립 초기부터 매년 수천억원씩 증자가 이뤄지고 있다.

슈퍼널은 2028년까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 전기 항공기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올해 초 CES에서 차세대 기체 'S-A2'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과 토요타의 AAM 투자 방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이 주력 계열사의 직접 투자를 통해 자회사 형태로 AAM 관련 사업을 펴는 것과 달리 토요타는 외부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형태로 관련 사업을 펴나가고 있다.

물론 현대차와 토요타의 AAM 투자가 아직까지 수익을 본 것은 아니다. AAM의 상용화가 아직 요원하기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이 없다. 연구와 개발을 위해 투자되는 돈은 많지만 팔 수 있는 물건이 없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의 슈퍼널은 2021년 11월 창립 이후 내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된 적자 규모는 약 7219억원 수준이다. 지난해에만 5264억원의 적자를 본 탓에 올해 발생할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누적 적자가 1조원을 이미 넘어섰다.

토요타가 투자한 조비 에비에이터도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조비 에비에이터는 지난 2021년 3663억원(미화 2억6884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봤는데 지난해 말에는 손실 규모가 1.7배 늘어 6433억원(미화 약 4억7209만달러)까지 불어났다. 누적 적자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조비 에비에이터가 먼저다.

슈퍼널과 조비 에비에이터가 흑자를 내려면 AAM의 상용화가 절실하지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결국 상용화 전까지 매 분기마다 불가피하게 수천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은 투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토요타 모두 그룹 차원에서 AAM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다. 정의선 회장은 AAM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재원 사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의지를 투영하고 있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 역시 "항공 운송은 토요타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라며 "항공 운송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미래 생활에도 혁명적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등 AAM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AAM의 R&D 주도권 싸움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투자 경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의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앞서가야 실제 상용화 이후에 격차를 확고하게 벌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토요타가 AAM 사업에 진심을 다하고 투자하는 것은 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용화 직전 단계가 될 향후 2~3년 안에 어떤 결과를 내느냐가 그동안 걸어온 투자 경쟁 국면의 승자를 가를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