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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귀여움에 정답은 없다” 日광고에 ‘외모지상주의’ 비판 나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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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은 일본 유니레버 도브 광고. /유니레버 제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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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cm 이하 얼굴 크기.”

“눈과 눈 사이가 4cm 이하.”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의 비누 브랜드 ‘도브(Dove)’의 일본 광고가 현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제 소녀의 날(10월 11일)을 맞아 지하철역 구내에 게재한 광고인데, ‘#귀여움에 정답은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획한 콘텐츠가 되레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후지 뉴스 네트워크(FNN)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브는 지난 11일 ‘세계 소녀의 날’을 앞두고 도쿄 시부야역 등지에 대형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카와이(귀여움)에 정답은 없다”라는 문구와 함께 ‘미의 기준’을 나열했다.

광고에서 제시된 미의 기준은 ‘키에서 몸무게를 뺀 값이 110′ ‘적당한 허벅지 간격’ ‘눈에서 입까지 거리 6cm의 작은 얼굴’ ‘웃을 때 입가와 치아 사이 그림자 없음’ ‘짧은 인중’ ‘17cm 이하의 얼굴 크기’ 등이다. 그러면서 “귀여움에 정답은 없으니,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로 아름다움의 기준에 NO”라는 설명을 붙였다.

도브는 이 광고로 사회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개성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지만 일본 소셜미디어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이 광고가 ‘귀여움에 정답은 없다’고 말하면서 정작 이것이 ‘귀여움의 기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기 하루코 일본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협회 대표는 “광고가 의도하지 않게 널리 퍼지면서 ‘미의 기준’을 몰랐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콤플렉스의 씨앗을 심어 버렸다”고 했다. 한 일본 여성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느낌이다. (기준에) 안 맞으면 충격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 일본 매체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불필요한 정보를 제시해 콤플렉스를 조장하고 타인을 비하하는 선동적 문구를 넣은 점이 논란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도브사를 운영하는 유니레버 재팬은 광고를 두고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광고 게재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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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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