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도 최윤범도 과반 확보 실패...표대결 불가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
MBK·영풍이 지난 14일까지 한달여간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서 지분 5.34%를 확보했다. 영풍과 장씨 일가가 기존 보유한 지분 33.13%에 더해 총 38.47%로 늘었다.
현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와 우호 세력의 지분율은 33.9%다. 오는 23일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 회장의 백기사로 나선 배인캐피탈이 지분을 추가 확보해도 36.4%에 그친다. 자사주 매입 이후 실질적인 의결권은 MBK영풍과 최 회장 측이 48% 대 45%로 전망된다.
MBK·영풍이 이번 공개매수로 '일단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경영권 확보엔 실패했지만, 상대 우위에 있는 지분율을 통해 향후 주총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패시브 펀드 자금 등을 고려하면 45%만으로 주총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MBK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절차를 마무리 하고 다음달경부터 임시 주총을 소집하고 이사회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 및 우군 지분율 : 최씨일가(15.7%), 한화(7.8%), 현대차(5.1%), LG화학(1.9%) |
변수는 있다. 우선 고려아연 지분 7.83%를 가진 국민연금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통상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실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나서줄 지 여부도 관건이다. 고려아연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은 한화그룹(7.75%), 현대차그룹(5.05%), LG화학(1.89%) 등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다른 두 기업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한화·LG화학이 지분 교환을 통해 참여한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니켈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고려아연에 투자했다. 상호 결속 고리가 비교적 약하고, 협력 분야도 현대차의 핵심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왼쪽)과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현대차그룹-고려아연 사업제휴 MOU 체결식, 2023년 8월 31일 서울 파르나스타워. 사진=현대차 |
현대차그룹도 이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연관되는 모습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고려아연 이사회에는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장(전무)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소속됐다. 김 전무는 이달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와 매수가 상향 안건을 의결하기 위해 열린 두 차례 이사회에 모두 불참했다. 이전까지 김 전무는 고려아연 이사회에 합류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열린 모든 이사회엔 참석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KT와 지분교환을 통해 협업 관계를 맺은 것이 잡음을 일으켰다. 이어 진행한 투자에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며 관련 경영진이 사임하는 등 사법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KT 지분 일부를 정리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최대주주로 등극하자 김흥수 현대차 GSO 본부장(부사장)은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KT 경영에 개입할 계획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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