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일본 도쿄 벨사르 시부야 퍼스트에서 일본 최대 뷰티축제인 '로프트(LOFT) K-코스메 페스티벌'이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일찍이 행사장을 찾은 나나씨는 일본에서 한국 뷰티 제품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41만명에 달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K-코스메 페스티벌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올해 초부터 LOFT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추진해 온 결과물이다. LOFT는 일본의 대표적인 라이프 스타일 잡화점으로, LOFT에 입점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판매처를 구축하는 의미를 넘어 일본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인지도를 확보했음을 인정받는 지표다. 그동안 KOTRA는 우리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 LOFT에 안착할 수 있도록 활로를 개척해 왔다.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2024.10.15 ra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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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장 안은 쉴새 없이 밀려드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관람객의 대부분은 LOFT의 초청을 받아 입장한 인플루언서들이다. 이날 행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촉전을 열기에 앞서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일본 뷰티 분야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초대해 브랜드·제품별 호응을 살피는 한편 이들의 SNS 활동을 통한 홍보 효과도 조준했다. KOTRA에 따르면 이날 방문한 인플루언서는 약 800명으로 추산된다.
행사장 내부에는 총 85개 부스가 설치됐다. 브랜드 기준으로는 105개에 달한다. 이는 모두 한국 기업들로, 일본에서 단 1개국의 뷰티 브랜드만 모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에서도 매출이 높은 인기 브랜드를 비롯해 KOTRA의 지원을 받아 처음으로 일본 진출 기회를 얻은 신생 업체 등은 각자의 부스에 주력 상품을 전시한 뒤 쉴새 없이 모여드는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날 향수와 핸드크림을 주력 품목으로 전시한 '취(Chi)'는 한국의 미감을 향기에 녹여낸 브랜드다. 한국적인 향에 취한다는 의미를 담아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일본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찰' 향은 판매 수량이 많은 덕에 LOFT에서 추가 발주를 내줬다. 이날 부스를 찾은 인플루언서들도 사찰 향에 가장 큰 호응을 보냈다.
김은비 Chi 대표는 "핸드크림은 LOFT 100여개 매장에서 팔리고 있고, 향수는 도쿄 긴자 등 규모가 큰 주요 매장 10곳에 입점돼 있다. 특히 사찰 향은 인기가 많아 추가 발주 요청을 받은 상태"라며 "외국인들이 향기를 맡으며 한국을 여행하는 기분과 한국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 등을 느끼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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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바닐라코' 브랜드도 이날 일본 소비자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뒤 LOFT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방식으로 인플루언서들의 관심과 소비자들의 기대 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바닐라코 관계자는 "일본 젊은층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세미 매트 파운데이션' 제품이 화제가 돼 지금까지 약 30만개를 판매했다. 브랜드 인기가 높아져 지난 8월에는 '톤업크림'과 '립 플럼퍼' 등도 동시 출시했다"며 "이날 행사에 맞춰 LOFT에서 '얼티밋 화이트 쿠션' 한정 판매를 시작한다. 그동안 반응이 좋았던 만큼 신제품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다수의 인플루언서들은 행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 뷰티 브랜드의 다양한 콘셉트를 인기 비결로 꼽은 나나씨는 "콘텐츠 제작을 위해 한 달에 절반은 한국에 있을 정도로 한국 브랜드를 굉장히 많이 쓰는데, 보통 '올리브영'에서 구매한다. 올리브영의 인기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한국에 온 기분이었다"며 "사람들이 많아 활기차게 북적거리는 느낌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 활동하는 호노피스씨도 "이번 행사를 통해 뷰티 분야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 좋았고, 올리브영에서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들이 LOFT를 통해 먼저 판매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며 "이제는 한국 화장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일본의 모두가 관심을 갖는 상황이 된 듯하다. 한국 화장품이 뷰티 문화의 최전선에 있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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