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5 (화)

아이들 미래 달렸는데…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무관심’ 뛰어넘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율성을 키우고, 다양성이 뒷받침되는 환경에서 교육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교육감은 지방자치단체장만큼이나 중요한 자리죠.”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4일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직장인 한아무개(47)씨는 이렇게 말했다. 한씨는 “아직까지 후보들의 이력 정도만 알 뿐 구체적인 공약은 잘 알지 못하지만, 투표일까지 잘 살펴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나홀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인 탓에 선거나 후보에 대한 ‘정보 부족’을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시민들에게 교육감 선거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뚜렷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유아무개(33)씨는 “학창 시절이 나를 구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고 지금의 학생들에게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 제대로 된 역사관이나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 정책을 바라면서 사전투표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작가 김지현(41)씨는 “자녀가 없다 보니 주변에 대부분 지인이 비혼에 무자녀인데 이들은 주로 환경, 동물권, 여성권, 장애인 인권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게 교육과 너무 밀접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에 따른 시도 교육감의 권한 역시 상당하다. 시도 교육감은 내국세의 20.79%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배정받아 교육 예산을 편성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11조1605억원의 예산을 주무른다. 교육감은 조례 제정권과 교육과정 운영사항 결정권을 비롯해 교육청 소속 교육장 등 교원과 직원 등에 대한 인사권도 가진다. 이번 선거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나 혁신학교 운영도 서울시교육감의 권한 안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1~12일 치러진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8.28%에 그칠 정도로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는 모양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엄마인 직장인 이아무개(41)씨는 “지나가다 선거운동하는 모습은 봤지만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각자의 ‘진영’만 호소하는 후보들의 모습 역시 아쉬움을 키운다. 김슬기(33·직장인)씨는 “선거운동이 공약이나 교육 관련 내용이 아닌 상대 후보 비방 위주여서”, 조아무개(55)씨는 “아이들 미래와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선거여야 하는데 어른들 편 가르기가 돼서” 투표를 꺼리는 이들도 있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는 “대중들이 공약, 비전을 보고 평가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패거리 하는(조직력 있는) 사람이 이기게 됐다. 후보들이 정직하게 교육적인 지향, 나아갈 방향을 드러내놓고 평가받는 구도가 돼야 한다”면서도 “(교육은) 내 자식을 위해서도 중요하고, 우리 사회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정치권도 선거 참여를 독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지역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 사전투표율이 낮은 상황이 걱정된다”며 “서울시 교육이 제대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서울 시민들의 투표 참여에 달려 있다”고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 회의에서 “교육의 미래는 정쟁의 도구, 거짓의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며 “교육감 선거에서도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한표를 반드시 행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본투표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