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커진 'AI 위험성 우려' 강하게 일축
"초지능 AI 만드는 데 수십 년 걸릴 수도"
얀 르쿤(오른쪽) 메타 수석 인공지능(AI) 과학자가 페이스북 관련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대담하고 있다. 메타 영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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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너무 거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완전한 헛소리입니다."
인공지능(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 교수가 13일(현지시간) 'AI가 강력해져 곧 우리에게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내놓은 도발적 답변이다. 르쿤은 이날 공개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AI 모델들은 유용하긴 하나, 반려동물의 지능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AI 대부'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8일)을 계기로 AI를 둘러싼 우려가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AI는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파해 온 당사자가 바로 힌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힌튼과 과거 '컴퓨터과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공동 수상한 동료이자, 그와 함께 'AI 4대 석학'으로 분류되는 르쿤이 공개적으로 정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메타의 수석 AI 과학자로서 메타 AI 연구소 '페어(FAIR)'를 이끌고 있는 르쿤은 "오늘날의 AI는 어떤 의미에서든 지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의 많은 사람들, 특히 스타트업에 있는 이들이 최근 AI의 발전을 너무 확대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인물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이 수천 일 안에 등장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반향을 일으킨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2026년이면 초지능 AI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얀 르쿤 메타 수석 AI 과학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이벤트홀에서 열린 메타 AI 연구소 '페어'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AI의 미래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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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쿤도 AI 업계의 최종 지향점인 초지능 AI가 가치 있는 목표라는 데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메타 또한 같은 목표를 위해 뛰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다만 그는 '초지능 AI'라고 부를 수 있으려면 "그 AI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인간 수준의 특성을 가져야 하고, 정말로 상식이 있으며, 실제로 인간 비서처럼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르쿤은 "이렇게 능력 있는 AI를 만드는 데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지금의 접근 방식으로는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AI 모델들은 다음에 나올 단어를 예측할 수 있도록 고도로 훈련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 수준 지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지속적인 기억력과 추론 능력, 계획력 등을 갖추려면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방식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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