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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단독] 공수처는 압수영장 발부율도 저조… 검찰 94%, 공수처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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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75% 유지하다 올해 급락
통신영장 발부율도 60%대에 불과
'수사 시작' 압수수색부터 지지부진
한국일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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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올해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의 발부율이 60%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발부율 94%에 비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은 75% 정도였는데, 올해는 평소보다도 법원에 영장 필요성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내세운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수 인재 확보를 통한 수사력 향상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공수처 영장 청구 현황(2021년~올해 9월)에 따르면, 공수처가 올해 1~9월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37건 중 22건(59.4%)만 발부됐다.

검찰과 비교해보면 두 기관의 발부율 차이는 올해 더 두드러졌다. 공수처 출범 첫해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청구한 압수 영장 185건 중 139건(75%)을 발부받은 반면, 검찰은 같은 기간 청구한 영장 1만3,316건 중 1만2,544건(94%)에서 영장을 받아냈다. 최근 3년간 공수처의 발부율(76.7→74.1→74.8%)도 검찰(93.6→94.6→94.3%)보다 매년 약 20%포인트씩 낮았다. 그러다 올해 공수처의 압수 영장 발부율이 15%포인트나 더 낮아진 것이다.

공수처가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낮아지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고위공무원 부패 사건에선 휴대폰 등 디지털 증거가 혐의 입증의 '스모킹건'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때문에 수사기관이 적시에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전체 수사의 성패를 가른다. 그런데 강제수사의 첫 단계인 압수수색에서부터 공수처가 법원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수사가 전체적으로 길어지거나 실제 기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다른 영장 성적표도 초라하다. 지난 3년간 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 5건은 전부 법원에서 기각됐다. 같은 기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발부율은 약 72% 수준이었다. 통신 가입자의 수·발신 내역 등을 들여다보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통신영장(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요청)은 114건 중 82건(71.9%)이 발부됐다. 체포영장은 청구한 8건 중 3건(37.5%)이 발부됐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청구한 체포영장 5건은 모두 기각됐지만, 올해 청구한 체포영장 3건은 모두 발부됐다. 이는 모두 '현직 경무관 뇌물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상영(검찰 구속) 전 대우산업개발 회장에 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차례 공수처 출석 요구에 불응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의 성적표는 검찰뿐 아니라 전체 수사기관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압수 영장은 총 45만7,160건으로 이 중 41만4,973건(90.8%)이 발부됐다. 구속영장은 79.5%, 통신영장은 94.6%, 체포영장은 97.7%의 발부율을 각각 기록했다. 전현희 의원은 "검찰보다 낮은 영장 발부율은 공수처 수사의 미진함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다"며 "공수처 수사역량을 위해 충분한 인력, 예산이 배정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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