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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이슈 로봇이 온다

‘로봇이 아닙니다’ 문제, 이제는 AI도 인간처럼 푼다 [아이티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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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연구 결과
이미지 인식 모델에 약 1만여장 사진 학습
소화전, 자전거, 버스 등 문제 손쉽게 풀어


매일경제

아이티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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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전이 있는 타일을 모두 선택하세요.”

이는 인간과 봇(컴퓨터)을 구분하기 위해 설계된 ‘캡챠(CAPTCHA)’ 시스템이지만, 이제는 AI가 이같은 보안 기술을 완벽하게 통과하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1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 Zurich) 연구진은 구글의 ‘리캡챠(reCAPTCHA) v2’를 100% 확률로 통과하는 AI 모델에 관한 연구 결과를 아카이브(arXiv)에 공개했습니다.

캡챠는 인간이 아닌 자동화된 봇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그중 구글의 리캡챠 v2는 구글이 제공하는 캡챠 서비스이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종종 접하는 것처럼 특정 이미지가 들어간 칸을 선택하도록 문제를 내는 도구가 리캡챠 v2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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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리캡챠(reCAPTCHA) v2가 제출하는 문제. 인간과 컴퓨터를 구분하기 위해 특정 이미지가 들어간 칸을 선택하도록 한다. [출처 = 아카이브(arXiv)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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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연구팀은 이미지 인식 AI 모델인 ‘YOLO’를 기반으로 약 1만4000장의 이미지를 활용해 파인튜닝한 AI 모델을 실험해 활용했습니다.

실험 결과, 해당 모델은 ‘소화전’과 같은 이미지는 100%의 정확도로 분류했으며, 자전거(89%), 다리(84%), 버스(97%) 등의 이미지가 담긴 캡챠 문제를 높은 정확도로 풀이했습니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고, 인간과 같은 마우스 움직임을 보이도록 봇을 설계할 경우 캡챠 문제의 난이도 등의 측면에서 풀이가 보다 수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다른 모델은 리캡챠 v2의 문제 중 68~71% 정도만 풀어내지만, 우리의 모델은 리캡챠 v2가 제시하는 문제의 100%를 풀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AI가 인간과 컴퓨터를 구분하기 위해 설계한 시스템도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해졌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물론 구글도 리캡챠 v2를 보완한 차세대 버전인 리캡챠 v3를 지난 2019년부터 제공하고 있습니다. 리캡챠 v3는 문제 풀이 없이 접속자의 쿠키, 접속 기록 등 데이터을 기반으로 인간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특징인데요.

다만 아직 접속 기록이나 판단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일부 사용자들은 여전히 리캡챠 v2 시스템에 맞닥뜨리게 되고 타일을 고르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연구팀은 “AI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디지털 보안 체계의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AI에 대응하는 보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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