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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인쇄공장 주말 풀 가동 한강 특수 '즐거운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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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신드롬 ◆

매일경제

"종이도 없어요. 더 비싼 종이까지 동원해 인쇄기를 돌리고 있습니다."

13일 오전 9시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인근 천광인쇄소 1공장. 멀리서도 "촥촥촥촥" 기계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이곳은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되자 비상 특근으로 전환했다. 한강의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 인쇄·제본 작업을 위해 직원 10여 명이 전부 일요일 아침부터 출근했다.

30년 경력의 천대근 부장은 인쇄기 앞 작업 계획표를 가리키며 "이틀 만에 23·25쇄인 5만부를 찍고 27쇄 2만5000부를 지금 가동하고 있다"며 "주말까지 인쇄기를 24시간 풀가동한 건 거의 없던 일"이라고 감격해했다. 통상 1쇄에 5000부를 찍는 것도 드문데, 한 번에 5배 물량인 2만5000부를 돌리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찬바람 불던 파주 출판·인쇄단지가 노벨상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영문화사도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작별하지 않는다' 7만5000부를 주문받았다. 엄재근 한영문화사 부장은 "단군 이래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물량이 쏟아진 것은 처음"이라면서 "토요일은 더러 일했지만 일요일 근무는 흔치 않다"며 웃었다. 문학동네는 증쇄된 책에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최신작'이라는 띠지를 둘러 14일부터 서점에 배포한다.

한강의 책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온라인 중고시장에서는 한강 서적 가격이 폭등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네이버 중고나라에는 '소년이 온다'가 20만원에 거래됐다는 글이 게시됐고, 알라딘 중고서점에는 '채식주의자' 2007년 초판 저자 사인본이 무려 500만원에 올라왔다.

[파주 이향휘 선임기자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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