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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현금이 왕이던 시대 끝났다…배당주 주목 [US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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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빅컷’ 금리 인하 시대 투자처는?


매경이코노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월가에서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로이터)


지난 9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통화 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되면서 이에 걸맞게 돈의 이동 경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 투자의 맥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추세를 보면 지속적인 유입으로 역대급 자금이 모인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MMF는 지난 9월 마지막 주 한 주간 순유출 75억달러를 기록해, 9주 만에 처음으로 빠졌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바로 다음 주 벌어진 일이다.

MMF에 보관되는 자금은 은행과 증권사가 주로 국공채, 기업어음(CP) 등 금리가 높은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준다. 통상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금성 자산이다. 즉, 금리가 떨어지면서 현금에서 자산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오는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금과 현금성 자산 이탈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투자자들은 낮아진 금리를 보완할 투자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투자처가 배당주다.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은 9월 마지막 주 기준 24주 만에 가장 많았다. 배당 펀드는 리스크가 낮은 투자처라는 장점도 있다.

블랙홀 MMF 자금 유출 시작

주식은 유틸리티·통신·금융주 관심

지정학 리스크에 안전자산 금 인기

주식 시장에서는 기술주보다 유틸리티와 금융주가 부상하고 있다. 로젠버그 리서치 창업자이자 유명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유틸리티, 통신 서비스, 부동산, 금융, 배당 성향이 높은 성장주 등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기술주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과 멀티플(배수)이 지금도 여전히 높은 탓에 투자 적기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식 시장 성패는 경기에 달려 있다는 게 월가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됐을 때 침체가 오지 않으면 주식 시장도 역사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보였지만 침체가 오면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시대 리스크가 큰 자산도 주목받는다. 가상화폐 펀드는 약 두 달 만에 가장 많은 투자금이 유입됐다. 투기적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최근 최고가를 경신 중인 금의 추가 상승도 점쳐진다. 금은 금리가 떨어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때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달러가 약세일 때 금값은 오른다. 결국 지금처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 금값이 오르는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된다.

스프로트의 라이언 맥킨타이어 귀금속 자산 매니저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다른 나라의 통화의 안전성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준금리 인하만을 감안하면 채권도 관심이다. 통상 채권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001년과 2007년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국 국채가 5.4%, 미국 회사채 3.4%, 원자재 2.9%, 달러 1.5% 등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시 침체기로 인해 미국 주식은 10.6%나 빠졌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yoon.wonsup@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9호 (2024.10.09~2024.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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