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에 흘러간 돈, 5년간 40조 육박

송금 비중 대기업 44%로 1위
러시아·케이맨 군도 가장 많아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세계 주요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자금이 4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신영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국외 조세회피처 15곳으로 송금된 금액은 총 39조341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국외 조세회피처 15곳은 지난 2월 유럽연합(EU)이 ‘과세 정보 공유에 비협조적이거나 공유 의무를 완전히 충족하지 않은 국가’로 발표한 곳에 버뮤다, 케이맨 군도, 마셜 군도 등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를 추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송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러시아(2조1799억원)였다. 다만 러시아로 송금된 금액 중 상당 규모는 에너지 수입 대금일 것으로 보여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케이맨 군도가 1조6964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카리브해의 섬들로 이뤄진 케이맨 군도는 법인세, 소득세, 상속세 등을 부과하지 않는 지역으로, 매년 전체 조세회피처 송금의 절반 가까이 차지해왔다. 케이맨 군도의 경우 전체 송금액의 44.5%(7548억원)는 한 번에 1000만달러 이상의 거액 송금으로 집계됐다.

러시아와 케이맨 군도를 이어 버뮤다(1131억원), 파나마(881억원), 괌(651억원), 트리니다드토바고(80억원), 피지(59억원),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36억원) 등의 순으로 송금액이 많았다.

이들 조세회피처에 대한 연간 해외 송금액은 지난 2020년 총 7조894억원에서 2021년 6조7462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후 2022년부터 처음 10조원을 돌파하며 급증했다. 2022년에는 10조6479억원, 2023년에는 10조3831억원에 달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법인 규모별 조세회피처 송금 비중을 보면, 대기업이 4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외에는 공공법인(20.1%)과 금융법인(21.6%)을 포함한 기타가 41.6%로 뒤를 이었고, 중소기업(12.5%)과 개인(1.4%)이 뒤따랐다.

신 의원은 “해외자본 환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조세포탈 행위는 없는지 정부가 철저히 조사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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