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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르포] 햄버거 먹는 모나리자?…롯데리아의 'AI아트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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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까지 성수동 팝업 운영
낡은 이미지 벗고 현대적 이미지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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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롯데리아의 '리아's 버거 아트 뮤지엄'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김지우 기자 zu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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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5주년을 맞은 롯데리아가 AI와 아트를 접목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신뢰성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시켜 브랜드의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버거 먹는 반 고흐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 복합문화공간 '성수 플라츠' 건물 겉면을 가득 메운 빨간색 대형 간판이 지나가는 이들의 이목을 끈다. 이 곳은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가 45주년을 맞아 마련한 리아's 버거 아트 뮤지엄 팝업스토어다.

팝업은 리아 아트존, 브레인 아트존, 리아 45주년 존 등 3층, 3개 존으로 구성했다. 공통 분모는 'AI'와 '아트'다. 햄버거를 소재로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 전시부터 버거 시식 후 나오는 뇌파를 측정해 AI가 그림을 생성해주는 브레인 아트 체험, 롯데리아의 45주년을 담은 헤리티지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다.

1층은 '리아 아트존'이다. 리아 아트 갤러리에는 대형 오브제와 AI 버거 명화 등 포토제닉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패러디해 햄버거를 들고 있는 반 고흐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외 AI가 버거를 대입해 패러디한 명화들이 다수 전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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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왼쪽),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버거를 입혀 패러디한 작품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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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를 접목한 만큼 가든 갤러리에서는 헤로키 키링, 타이백, 아트 엽서 등 팝업스토어에서만 구매 가능한 롯데리아 리미티드 굿즈를 판매 중이었다. 여기에 신진 아티스트들의 굿즈도 전시 및 판매 중이다.

2층 '브레인 아트존'은 메인 콘텐츠인 브레인 아트를 체험하고 작품들을 감상하는 공간이다. 네이버 사전 예약으로 참여를 신청하면 롯데리아의 리아불고기와 리아새우를 먹고 나오는 뇌파를 측정해 AI가 그림을 그려준다. 제작된 그림은 선물로 제공한다.

3층에 마련된 AI 미러 포토 키오스크를 활용한 '타임 머신 포토존'은 방문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사진을 찍으면 과거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롯데리아의 주요 이벤트가 발생한 당시 배경, 복장 등에 방문객들의 얼굴을 합성해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젊은 방문객에겐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기성세대 방문객에겐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신세대엔 새로움 + 기성세대엔 향수

45주년을 맞이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공간도 마련됐다. 3층 '45주년 존'은 롯데리아의 45주년을 테마로, 롯데리아의 헤리티지를 담은 공간이었다. 4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롯데리아 광고 작품들을 미디어 아트 형태의 오브제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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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의 역대 광고들(위)과 타임머신 체험존에 대기 중인 방문객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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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뮤지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메뉴도 내놨다. 롯데리아의 시그니처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에 새로움을 가미한 김치 불고기 버거와 통살 가득 새우버거다. 불고기버거는 1992년, 새우버거는 1979년에 출시된 메뉴다. 옛 추억이 담긴 '올드 버거'를 재해석해 팝업용 신메뉴로 선보였다.

팝업 방문객 전경혜(46)씨는 "예전 광고 영상들을 보면서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했다"며 "롯데리아도 더 자주 이용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씨와 함께 방문한 이라미(27)씨는 "평소 롯데리아 팬이었는데 AI를 통해 브랜드가 새롭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미래 대비하는 롯데리아

이번 팝업은 장수 브랜드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다.앞서 지난 7월 롯데리아는 약 12년 만에 신규 브랜드 이미지(BI)를 공개하고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에 '리아'를 붙인 '리아 불고기', '리아 새우' 등으로 메뉴명을 변경한 바 있다. 주요 서비스 및 프로모션의 네이밍에도 '리아'를 활용함으로써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롯데리아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통합 아이덴티티 구축, 해외 시장의 범용성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이르면 내년 햄버거의 고장 미국에서 '롯데리아 아메리카 1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 팝업 역시 외국인들의 방문이 늘어난 성수동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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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역대 광고들을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사진=김지우 기자 zu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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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가 팝업에 AI를 강조한 게 다소 생소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었다. 재미는 있지만 롯데리아라는 브랜드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런 AI 마케팅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주문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신 회장은 AI를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적인 AI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 계열사들은 AI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롯데GRS는 팝업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롯데리아에 아트를 더해 소비자들께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롯데리아만의 헤리티지에 AI 콘텐츠를 접목한 다양하고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맛있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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