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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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주식의 공개 매수가격을 일제히 상향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엠비케이(MBK)파트너스 연합에 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과 트로이카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가격을 기존 주당 83만원에서 주당 89만원으로 상향한다고 11일 공시했다. 트로이카 인베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우군으로 끌어들인 베인캐피탈의 특수 목적법인이다.
매수 예정 물량도 기존 최대 372만6591주(지분율 18.0%)에서 최대 414만657주(20.0%)로 확대했다. 최소 매수 물량 기준을 제시하고 않고, 기존 주주들의 공개 매수 응모 주식 수가 목표치를 밑돌아도 전량 매수할 계획이다.
전체 공개 매수 물량 414만656주 중 고려아연 법인이 자사주(기업이 취득하는 자기주식) 형태로 362만3075주를, 트로이카 인베가 51만7582주를 각각 사들일 방침이다. 베인캐피탈 쪽의 매수 물량은 이전과 같고,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분만 기존 320만9009주에서 362만3075주로 40만주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회사의 빚 부담도 더 무거워졌다.
전체 공개 매수 자금 약 3조7천억원 가운데 고려아연 회사가 3조2천억원, 베인캐피탈이 4600억원 남짓을 부담한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 대금 3조2천억원 중 82.3%에 달하는 2조7천억원가량을 차입금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공개 매수 물량 확대 및 가격 상향 조정에 따라 차입금 조달 규모가 이전보다 약 5천억원 확대됐다.
차입금을 제외한 나머지 5700억원도 고려아연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회사의 현금을 동원할 예정이다.
반면 영풍·엠비케이 연합은 앞서 지난 9일 “현재의 공개 매수가격 이상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된다”며 공개 매수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영풍과 엠비케이 연합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 매수가는 주당 83만원으로, 오는 14일 공개 매수 청약이 마감된다.
이날 최윤범 회장·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최씨 일가가 지분 100%를 출자한 제리코파트너스도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가격을 기존 주당 3만원에서 주당 3만5천원으로 상향한다고 나란히 공시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를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로, 영풍·엠비케이 연합이 제시한 공개 매수가는 주당 3만원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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