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 서비스 업체에 맡긴 수십억 원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 A씨가 11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피해 신고 금액은 68억 원에 이른다. /사진=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 임대형 창고에서 임차인이 보관한 현금 68억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 창고 관리자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오전 야간방실침입절도,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서울동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37분쯤 흰 마스크와 야구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색 긴소매 티셔츠를 입고 슬리퍼를 신은 A씨는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로 걸어갔다.
A씨는 "종이에 적힌 메시지는 어떤 의미인가", "훔친 돈 어디에 쓰려고 했나", "가족이 동원됐는데 또 다른 공범이 있나" "실제 40억원만 훔쳤나" 등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반복해 답했다.
또 "피해자와 알던 사이인가", "미리 범행을 계획했나", "CCTV(폐쇄회로TV)를 왜 훼손했나"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A씨는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2일 저녁 7시4분부터 다음 날 새벽 1시21분까지 약 6시간20분 동안 창고 내에 보관돼 있던 현금 68억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압수 현장에서 발견된 40억1700만원을 훔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창고에 있던 68억원이 전부 사라졌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과 엇갈린다.
A씨는 창고를 임대하는 회사에서 기획 운영과 보안 등 업무를 맡은 팀장급 직원으로 조사됐다. 직원들만 알고 있는 마스터 번호를 이용해 창고에 들어간 뒤 현금을 확인했다.
창고 복도 등 CCTV 하드디스크를 파손하기도 했다. 훔친 돈이 들어있던 빈 캐리어에는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르는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6시46분쯤 경기 수원시에서 A씨를 체포해 지난 5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피해금의 정확한 액수와 출처를 확인하고 공범 관계, 추가 은닉 피해금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