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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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8월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온 지 3년 2개월 만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로 결정했다. 종전 기준금리 3.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지난 2021년 8월 연 0.5%였던 기준 금리를 0.75%로 올리며 본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한 지 38개월 만이다. 이후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한은은 올해 8월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해 왔다.
한은이 이 같은 장기간의 통화 긴축을 끝낸 것은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 침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민간 소비가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1.2%, 1.7%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은 본격적으로 침체가 시작되기 전에 높은 금리에 억눌린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8월 마지막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위험 수준으로 평가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도 이날 기준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5조629억원 증가했다. 월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던 8월(9조6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4조원 정도 줄었다.
다만 한은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9월 가계대출, 주택 거래, 집값 추이에는 ‘추석 연휴 효과’도 반영된 만큼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이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다. 올해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11월 단 한 차례 남았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으로 역대 최대폭(2%포인트)까지 벌어졌던 한미 간의 기준금리 격차는 1.5%포인트로 축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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