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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생중계 지켜본 일본도 ‘환호성’…“한국 작가의 쾌거, 그 이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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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본 도쿄 기노쿠니야 서점의 직원이 지난 10일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직후 ’축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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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의 아시아 첫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에 일본에서도 놀라움과 부러움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1일 “작가 한강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며 “한국인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으로도 처음”이라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신문 1면에 전했다. 이어 한강이 “마음의 상처를 지닌 사람들과 영혼의 회복을 시적이고 섬세한 문장으로 써내려가며 현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소설 ‘채식주의자’가 한국 최고 권위의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 이 책이 영문판으로 아시아 작가 첫 부커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한강은 일본에서도 많은 팬들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전날 도쿄 신주쿠의 기노쿠니야 서점 본점에서 20여명의 손님들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생중계로 지켜보다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질렀다. 서점은 곧바로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특설 코너’를 만들어 한강의 일본어 번역서 5권을 내놨다.



‘채식주의자’ 일본어판을 출간한 쿠온출판사 김승복 사장은 이 신문에 “대단하다”며 “한국 작가로서의 쾌거이기도 하지만 (아시아 여성 작가의 노벨상 수상 등)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판 책을 번역한 기무 후나씨도 “언젠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노벨상 수상을 기대하기엔 어린) 나이 때문에 아직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랍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이날 한강의 노벨상 수상 관련 기사에서 “한강의 작품이 일본에도 많이 번역되어 있다”며 “대표작 ‘채식주의자’ 외에도 올해 일본에 출간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일본 국내에서도 환상적이면서도 무거운 역사에 잘 접근했다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에 이어 두 번째이며 문학상으로는 처음”이라며 “많은 작품이 일본어로 번역되어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작가”라고 보도했다.



해외문학에 정통한 도코 고지 와세다대 교수는 방송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한국 음악과 영화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문학도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문학을 잘 아는 구마키 쓰토무 텐리대 교수는 “아직은 (노벨상을 받기에) 젊은 느낌이어서 솔직히 놀랐다”며 “(노벨위원회가) 소설에서 정치적인 것뿐 아니라 인간의 삶과 상처받은 모습을 그려 아픔을 함께 나누려 한 자세를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또 구마키 교수는 “한강의 글은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하며 시적인 요소가 있고, 하나의 사건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다”며 “한국 문학에 큰 자극일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 책을 읽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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