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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연금 수신 막힌 저축銀…또 이자비용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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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람·KB저축은행 신용등급↓…"추가 강등 저축은행 나올 것"

급격한 금리 인상 없지만 고금리 마케팅에 이자비용 오를 것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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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퇴직연금 신규 취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기예금부터 파킹통장 금리를 높이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물) 금리 상단은 연 4.1%다. 직전 달(연 3.91%) 대비 0.19%포인트(p) 상승했다. 평균금리는 연 3.70%로 지난 7월 연 3.66%까지 떨어졌지만 또다시 상승세다. 저축은행은 운영자금의 90%를 정기예금으로 조달한다. 예금금리 인상은 조달부담으로 이어진다.

한동안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4분기 예적금 만기도래가 집중되는 데다 신용등급 하향으로 퇴직연금 신규 취급이 어려워지면서다. 유동성 확보 차원의 자금 수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통상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비중은 전체 예금의 20~40%를 차지한다.

특히 기업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를 높일 조짐이다.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BB(투기등급)로 떨어지면 퇴직연금 신규 유치가 불가능하다. 기존에 조달한 자금도 만기 후 재예치할 수 없다. 아울러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위해 BBB 등급 저축은행은 퇴직연금을 털어내고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된 곳은 예가람저축은행이다. 지난달 나이스신용평가는 예가람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조정했다. 이어 한국신용평가는 K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변경했다. 금융권에서는 연말까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저축은행이 추가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순 신용등급이 조정되는 저축은행이 추가로 나올 것"이라며 "건전성과 업황이 모두 나빠진 만큼 한 번 강등되면 회복에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귀띔했다.

저축은행권 또한 점진적으로 퇴직연금 비중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년간 퇴직연금 비중을 확대한 결과 비효율적이란 판단을 내리면서다.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에 들이는 마케팅, 인력 등의 비용은 줄어들지만 만기 후 목돈이 빠지는 만큼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9% 수준에 그쳤지만 ▲2020년(13.6%) ▲2021년(21.0%) ▲2022년(30.9% )▲2023년(28.6%) 순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급격한 예금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퇴직연금 만기 후 수신고를 높여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출 규모가 쪼드라든 만큼 공격적인 자금 조달은 지양하겠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79곳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96조9415억원이다. 지난 5월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이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전반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 최소한의 유동성만 확보할 계획인 만큼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저축은행은 고금리 마케팅이 유일한 무기인 만큼 퇴직연금을 대체하기 위해선 이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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