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중 1곳 “내년 수출 감소”…증가 전망 기업 절반 “증가폭 둔화”
중국과 경쟁에 부담…83% “기술 경쟁력, 차이 없거나 우려 수준”
업종 따라 편차…‘화학·철강 주력’ 대구·경북·호남 수출 감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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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기업들은 내년 수출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보호무역주의보다 중국의 저가 상품과 기술 추격이 더 위협적이라고 꼽았다. 수출기업 3곳 중 1곳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9~30일 200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출 규모 상위 20%에 해당하는 기업(40개)의 32.5%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은 2.5%, 5~10% 감소 전망은 10%, 0~5% 감소 전망은 20%로 집계됐다.
나머지 67.5%는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증가율은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답이 42.5%에 달했다.
내년 수출 관련 부정적 요소들의 영향 정도와 관련해 수출기업들은 ‘중국의 과잉 생산·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27점)를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19.5점), 미국·중국 갈등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17.9점), 주력 수출 품목 관련 산업의 일시적 불황(12.4점) 순이었다.
호남권 기업들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31.8점)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한은은 호남권의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산업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경쟁은 가격뿐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이미 국내 업체와 비슷하거나(33.3%) 우려스러운 수준(49.7%)이라고 응답했다. 격차가 매우 크거나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응답은 15.9%에 불과했다.
2차전지, 기계류, 철강업종에서는 이미 국내 업체와 기술력이 비슷하다는 응답이 33%에 달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을 두고는 절반 이상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39.5%는 ‘대체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철강과 자동차 업종에서는 미국의 관세정책 영향을 크게 우려해 업종별 차이가 있었다.
특히 한은은 올해 4분기 수도권의 수출 비중이 43.6%로 역대 가장 높아 수도권 집중도가 더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수도권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6.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동남권도 선박을 중심으로 4.4% 증가 전환했다.
충청권 수출은 10.4% 증가율을 보였으나 반도체를 제외하면 8.3% 감소했다. 화공품·철강 등의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5.9%)과 호남권(-4.6%)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박병걸 한은 지역경제조사팀장은 “내년 수출 증가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 등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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