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와 신용융자 잔액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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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증권가의 눈높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한때 13만원까지 올라갔던 목표주가는 7만원대까지 내려왔고 최악의 경우 5만원 중반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의 암울한 전망과는 달리 개인은 오히려 빚투(빚을 낸 투자)를 2배 이상 늘리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10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32%) 하락한 5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11일 8만8000원으로 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이날도 조정이 이어지며 지난해 3월16일 이후 약 1년7개월만에 '5만전자'로 내려왔다. 고점 대비로는 약 33% 조정이다.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10조7717억원을 15% 정도 하회했다. 특별성과급 지급으로 인한 충당금과 일회성 비용 등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반도체 업황 침체에 대한 우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아이엠증권이었다. 송명섭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39조7000억원에서 37조1000억원으로 하향함에 따라 목표주가 역시 7만6000원으로 소폭 하향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업황 둔화가 확실시 되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는 5만49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했고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9만1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내렸다. 이밖에 △현대차증권 10만4000원 → 8만6000원 △흥국증권 11만원 → 8만8000원 △DB금융투자 10만원 → 9만원 △NH투자증권 9만2000원 → 9만원 등으로 조정이 이뤄졌다. 지난 8월만해도 10만~13만원대 주가를 예상한 증권사들이 많았지만 2달여만에 눈높이가 확 낮아졌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은 업황 침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개별 요인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통하는 HBM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AI(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HBM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이날 5%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지난달 저점 대비로는 약 30% 반등했다. 글로벌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최근 2달 동안 약 18% 반등했다.
업황에 의한 구조적인 하락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삼성전자의 HBM 성과에 따라 주가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주가의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에 무게를 두고 삼성전자 매수를 늘리는 중이다.
특히 주가 반등시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용융자가 크게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 주식수는 주가 하락이 시작된 지난 7월11일 748만주에서 지난 8일 1507만주로 2배 증가했다. 이 기간 신규 유입된 신용융자 금액은 약 3조6622억원이다.
신용융자는 주가 부진이 이어질 경우 높은 이자와 역레버리지 효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엔디비아로의 HBM3E(5세대 HBM) 공급이 늦어지고 있으며 파운드리 사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 평균 대비 부진한 주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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