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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책&생각] ‘쿼크의 발견’이 이야기꾼 물리학자와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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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 개의 쿼크
강력의 본질, 양자색역학은 어떻게 태어났는가
김현철 지음 l 계단 l 2만6000원



한때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로 불렸다. 물리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하며 원자 안의 더 작은 입자를 찾아냈다. 이제 중학교 교과서에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변의 전자로 구성된다고 나온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도 ‘쿼크'라는 입자로 쪼갤 수 있다고 고등학교 1학년 통합과학에서 배운다.



쿼크야말로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상식이 된 이 명제는 20세기 초중반만 해도 세상에 없었다. 물리학자들이 경쟁하고 때론 협동하고 상호 검증해 인류는 쿼크를 알게 됐다. 시인이 되고 싶던 물리학자 김현철 교수는 문학과 과학을 오가며 쿼크가 발견되고 양자색역학 이론이 견고해지는 서사를 풀어낸다. 양자색역학은 쿼크 사이에 존재하는 강한 상호작용인 ‘강력’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지은이는 이 힘을 탐구한 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강력의 탄생’(2021년)을 쓰기도 했다.



지식 전달에 집중하는 입자물리학 교양서와 달리 이 책엔 욕망하고 좌절하고 성취하는 물리학자들의 이야기가 생생히 나온다. 쿼크를 발견하고 이름 지은 머리 겔만은 천재라는 자의식이 가득한 신동이었다. 예일대에 14살에 입학했으나 대학원 진학은 녹록지 않았다.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원에 다 떨어지자 당시엔 덜 알려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가야 했다. 자만했던 괴짜 겔만은 그곳에서 만난 스승과 동료의 보살핌으로 성장했다.



이 밖에 가속기의 시대를 연 ‘사업가 스타일’의 어니스트 로런스 등 개성 넘치는 물리학자들이 소개된다. 잘 읽히는 논픽션과 흥미로운 미시 과학사를 잘 버무린 지은이는 후속작도 준비 중이다. ‘강력’의 완전한 모습을 우리 세대가 어디까지 이해하는지가 주제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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