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체포된 만 15세 미국 최연소 연쇄살인범 크레이그 프라이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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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주요 특징으로 높은 지능과 불우한 가정 환경, 성적 학대 등과 함께 대부분 백인 독신 남성이란 점이 거의 빠짐없이 꼽히곤 한다. 미 법무부가 1990년 발표한 20세기 544건의 연쇄살인 분석 자료에서도 범인의 82%가 백인이었고 흑인은 15%, 히스패닉계는 2.5%였다. 저 수치는 미국인 인종별 인구구성 비율에 비춰 보더라도 백인 연쇄살인범이 두드러지게 많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근년에는 저 통념이 인종별 사회 문화적 특수성을 감추는 숫자의 착시일 뿐, 연쇄살인의 생물학적-인종적 요인을 유추하는 것은 물구나무선 우생학이란 주장이 대세다. 혹자는 미국 백인이 건국 이래 줄곧 우월적 지위와 권력을 누리면서도 타 인종에 비해 경찰 단속 등 의심과 감시를 덜 받는 환경적 조건에 살아온 점을 주목한다. 백인이 과(過)대표된 데는 테드 번디 등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들이 대부분 백인인 탓도 컸다. 2016년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미국의 연쇄살인범의 약 절반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다.
미국 최연소 연쇄살인범인 로드아일랜드주 출신 크레이그 프라이스(Craig Price, 1973.10.11~)도 흑인이다. 그는 13세 때인 1987년, 이웃인 27세 백인 여성을 부엌칼로 무려 58차례나 찔러 살해했고, 2년 뒤 마약에 취한 채 역시 이웃이던 39세 여성과 그의 7세 10세 딸을 살해했다. 두 번째 범죄 현장에 남긴 혈흔 등 법의학 증거로 인해 체포됐다.
그는 미성년자여서 청소년 교화시설에 갇혔고 당시 주법에 따라 21세가 되는 94년 석방과 함께 모든 범죄 기록이 말소될 예정이었다. 체포-재판 과정에서도 아무런 죄의식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출소 후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호언하던 그는 시설 내에서 저지른 잇단 범죄로 형량이 계속 늘어 성인교도소로 이송됐고 2017년 동료 재소자를 칼로 찌른 혐의로 2019년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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