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회의서 첫 정상회담
윤 대통령은 “작년 3월 제가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는 큰 긍정적 발전을 이뤄오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 지도자 간의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에 이어 (이시바) 총리님과도 셔틀 외교를 포함한 활발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며 “양국 관계의 희망찬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건 대통령의 사명”이라고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양국 관계가 더욱 미래 지향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오늘날의 전략 환경하에서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공조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님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시킨 양국 관계를 계승하여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셔틀 외교도 활용하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지원 세력에 엄중한 경고를 발신하도록 협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도 면밀히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의 발사 추정 지점과 비행 궤적, 예상 탄착 지점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은 불법적이며,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양국 간 입국 심사 간소화 논의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 회의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 회의 직후 양측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이 골자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아세안 중시 외교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고 했다.
손에 손 잡은 ‘아세안+한중일’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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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이 같은 관계 강화에 따라 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오는 11월 한·아세안 국방 장관 회의를 처음 대면 개최하기로 했다. 아세안의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 지원을 비롯한 전략적 공조와 안보 협력 수준도 높이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아세안 싱크탱크 다이얼로그를 출범하기로 했다.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을 통해 아세안 국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스마트 시티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향후 5년간 아세안 출신 학생 4만명에 대한 연수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에는 이공계 첨단 분야(STEM) 장학생 사업을 발족할 예정이다.
공동성명에서 한·아세안은 “남중국해에서 평화, 안정, 안보, 안전 그리고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른 항행·상공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 확인한다”며 “보편적으로 인정된 국제법 원칙에 따른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국제법에 대한 존중을 증진한다”고 했다. 아세안 지역 주요 해상 교통로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에 공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도 확보했다. 양측은 “평화적인 대화 재개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한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고,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민국이 부여하는 중요성을 인정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정상 회의를 계기로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과도 양자 회담을 열었다.
[비엔티안=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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