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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사설]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쾌거... 한국문학 세계화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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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당시 기자간담회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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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노벨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정치, 사회적으로 어려운 국내 사정에 국민 마음을 흐뭇하게 하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언급한 대로 "온 국민이 기뻐할 국가적 경사"가 아닐 수 없고,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사건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어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을 이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금세기 한국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수상해 국제 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맨부커상 역시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데뷔한 한강은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형상화하면서, 죽음 같은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서정적인 문체로 그려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의미는 남다르다. 작가 개인의 문학적 역량 못지않게 한국 문학의 수준과 깊이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평가를 말해주고 있다. 이는 또한 K팝, 드라마 등을 비롯한 우리 문화의 세계화가 그 저변에 깔려 있다고 본다.

이제 한강의 쾌거를 계기로 제2, 제3의 노벨문학상 한국인 수상자가 나오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우리 국민이 '문학의 위기'라는 어려운 시기에 보다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질 때 그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또한 수많은 작가의 창작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허준이 한국고등과학원 석좌교수가 2022년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데 이어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역량이 세계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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