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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보통의 가족' 설경구, 허진호 감독을 향한 변함없는 믿음[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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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인 변호사 재규 役 맡아 열연
"허진호 감독 때문에 출연…어떤 교육보다 더 좋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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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가 영화 '보통의 가족'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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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설경구가 전 세계 유수 영화제를 사로잡고 돌아왔다. 허진호 감독을 향한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작품을 함께 만든 그는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떠오른 '보통의 가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묵직한 질문과 깊이 생각할 거리를 던질 준비를 마쳤다.

설경구는 10월 16일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에서 변호사 재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개봉을 앞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를 향한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다. 네덜란드 인기 작가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덕혜옹주'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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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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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허진호 감독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연출을 향한 믿음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설경구는 "감독님과 알고 지낸 기간이 꽤 됐으니까 그에 비하면 작품을 늦게 한 거죠. 제가 1999년에 '박하사탕' 때문에 일본에 갔는데 감독님은 '8월의 크리스마스' 때문에 와 계셨어요. 그때 우연히 길에서 만났고 3일 동안 함께 술을 마시면서 친해졌죠"라고 허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배우라면 함께 작업한 감독을 향해 두터운 신뢰를 내비치는 것이 당연하기에 뻔한 답변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설경구의 진심을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시나리오만 놓고 봤을 때는 다소 의문을 품었다고 솔직하게 밝힌 그는 "허진호 감독님이 아니면 안 한다고 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말로만 치고받으면 관객들의 귀에는 소음으로 들릴 수 있어서 이걸 누가 손대느냐에 따라서 결이 달라지는 작품이었거든요"라며 "허진호 감독님의 섬세함과 디테일함을 믿었기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사적으로 알고 지낸 지 오래된 허진호 감독과 현장에서의 호흡은 어땠을까. 설경구는 "'봄날은 간다' 때부터 배우와 대화를 많이 하는 감독으로 유명했어요"라며 "이번에도 네 명의 배우들과 촬영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현장에서 농담처럼 아이디어를 툭툭 내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디테일을 완성하는 것 같아요"라며 "허진호 감독님과 또 할 생각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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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위쪽 사진의 오른쪽)는 "허진호 감독님의 섬세함과 디테일함을 믿었기에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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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재완은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다. 늘 이성적인 태도로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유지하는 그는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목도한 후에도 동요되지 않는 감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반성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마주한 후 입장을 바꾼다.

이를 연기한 설경구는 "재완은 법정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선을 긋지만 그럼에도 혼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만약에 딸이 잡혀버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부터 형량까지 여러 방향으로 다 알아봤을 것 같고요"라며 "인물의 심경이 급격하게 변화했다기보다는 나름 일관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작품은 끊임없이 '만약에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를 되뇌게 만든다. 특히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더욱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제 3자로서는 '자수시켜야 한다'고 당연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막상 자신의 일로 다가왔을 때 빠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실제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설경구는 "제 일로 왔을 때는 굉장히 고민스럽고 '보통의 가족' 속 캐릭터들처럼 여러 생각을 할 것 같아요"라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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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보통의 가족'은 어떤 교육보다 더 좋은 작품"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주)하이브미디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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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보통의 가족'은 설경구를 비롯해 장동건과 김희애 등으로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먼저 그는 형제 관계로 첫 연기 호흡을 맞춘 장동건에 관해 "연락을 자주 하지 않지만 알고 지낸 지 꽤 됐으니까 편한 게 있었어요. 그동안 형과 동생으로 지냈던 게 도움이 됐죠"라며 "저는 장동건의 얼굴이 좋았어요.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졌고 얼굴에 그늘도 있는 것 같고 재밌게 잘 맞춰서 한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앞서 설경구는 '보통의 가족' 제작보고회에서 장동건과 형제로 캐스팅된 것을 듣고 감독님에게 "부담스럽다"고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날 그는 "나도 '지천명 아이돌'때 캐스팅된 것"이라며 "보니까 내가 극 중 엄마를 닮았더라. 제가 외탁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을 폭소케 했다.

또한 설경구는 연달아 세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 있는 김희애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두 사람은 '더 문'(2023)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돌풍'에 이어 '보통의 가족'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배우로서 이런 일을 처음 겪는다는 설경구는 "'보통의 가족'을 함께 해서 '돌풍'도 하게 된 것"이라며 "선입견이 있었는데 털털하고 허술해서 의외였다. 빈틈이 없어 보이는데 허술한 게 매력이다. 배우 일을 40년 넘게 한 사람이다. 한 가지 일을 40년 넘게 하는 건 쉽지 않은데 아직까지 열심히 한다"고 극찬했다.

'보통의 가족'은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부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전 세계 유수 영화제 19회 초청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고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해외 언론과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설경구는 "기분이 '업' 됐지만 한국 기자들이 인정해야죠. 정말 기자간담회 들어가기 전에 재판장 들어가는 기분이더라고요. 무서웠어요"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설경구는 '보통의 가족'이 가진 힘을 자신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그는 "잘 된 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장르를 접하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부모님들이 자녀분들과 꼭 함께 봤으면 좋겠어요. 한 외국 관객도 꼭 자녀랑 봐야겠다더라. 어떤 교육보다 더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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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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